동거부부

미합중국 정부는 결혼 장려를 위한 복지법안이 의회에서 심의중인 가운데 결혼 지원의 각종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결혼부부가 아닌 동거부부가 늘어 사회문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신생아 중 8%가 결혼하지 않은 동거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것이다. ‘빈곤 탈출의 안정은 결혼이다’라는 캠페인은 그같은 프로그램 중 하나다.

결혼부부가 아닌 동거부부는 서로간의 법률적 책임이 가볍다. 이혼이 아닌 결별이 자유로워 결국 자녀가 피해자가 되기 십상이다. 결손가정이 아닌 결손동거의 부정적 사회파급 현상을 낳는 것이다. 미 보건복지부는 정상의 양친 밑에서 자란 아이보다, 비정상의 양친에서 태어난 아이가 한쪽 부모 아래서 자랐을 경우에 가난하게 살거나 범법률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결혼 기피 풍조는 세계적인 것 같다. 특히 여성이 더 한다. 예컨대 프랑스에선 미혼을 고집하면서 동거도 아닌 좋은 씨받이로 아이만 선호하는 여성이 점점 는다는 것이다. 결혼을 기피하는 동거부부나 미혼의 독신모는 경제활동에 남녀의 구별이 없어지면서 서로 구애받는 게 싫어 생기는 신사고의 흐름이다.

국내 사정도 크게 다르진 않는 것 같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표본조사 결과 미혼여성의 43%가 결혼을 굳이 생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남녀간에 결혼이 인생 여정에서 필수코스냐, 선택코스냐 하는 의문에 대한 해답에 정답은 없다. 상대적일 뿐 절대적일 순 없기 때문이다. 어렵고도 쉽고, 쉽고도 어려운 게 결혼이다.

자녀의 결혼을 부모조차 맘대로 못하는 세상이다. 미국 정부가 벌이는 동거부부의 결혼지원운동 역시 반발이 만만치 않게 거세다는 것이다. 미혼모에 대한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고 사생활에 세금을 쏟는 것은 낭비라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든다. 젊어서 제때 만나 결혼하여 때론 오순도순, 때로는 아옹다옹하면서도 자녀들 낳아 잘 기르며 해로하는 부부는 그 자체만도 성공한 인생이다. 삶의 행복이기도 하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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