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집시 바이올리니스트 렌드바이

"집시음악은 모든 음악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지요. 즉흥연주가 돋보인다는 점이 그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첫 앨범 '집시 바이올린'(소니비엠지) 발매와 더불어 30일 포항과 다음달 3일 서울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집시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렌드바이(32)는 집시음악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이끄는 현악5중주단 '렌드바이와 친구들'의 멤버인 첼리스트 알렉산더 바그린체프는 집시 음악을 "매운 한국음식 같다"고, 비올리스트 피터 메니하르트는 "미국으로 치면 블루스 음악"이라고 각각 소개했다.

렌드바이는 헝가리 집시 음악가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도 헝가리에서 전통집시음악 연주가로 유명하고, 두살배기 아들에게도 집시 바이올린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는 1997년 티보 바르가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에서 엿볼 수 있듯 클래식 음악에도 정통하다. 그의 음악은 원곡에 충실하면서도 풍요로운 변주(變奏)와 속주(速奏) 등이 돋보인다.

29일 서울 서초동 DS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겸 쇼케이스에서도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로 구성된 그의 앙상블은 이 같은 집시 음악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차르다시'는 헝가리 춤곡의 일종입니다. 'Those were the days'는 원래 러시아 민요인데,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가 리메이크한 것을 메리 홉킨스가 불러 크게 히트했지요."

모두 7곡을 연주하면서 중간중간 곡에 대한 설명을 붙인 그는 'The Lark'을 연주할 때는 이탈리아 지오바니 테스토레의 1777년 작품인 그의 바이올린으로 종달새 노랫소리를 흉내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앙상블이 결성된 계기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휘자 예후디 메뉴인이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뜻에서 당시 조직한 오케스트라인 '필하모닉 오브 네이션'에서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를 맡았던 렌드바이는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함께 활동했던 지금의 멤버들과 친해지면서 그의 이름을 딴 앙상블까지 만들게된 것.

"더덕과 비빔밥이 너무 맛있다"는 렌드바이는 "며칠전 한국전통악기인 아쟁 소리에 반해 한참을 지켜봤다"며 "나중에 아쟁과 함께 연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일정 : 11월30일 오후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12월3일 오후 7시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2만-4만원. ☎02-3392-572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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