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길 끄는 3색 전시회

멋스런 겨울여행 ‘화랑에서 만나다’

▶어른되기

정연학 개인전 7일까지 / 안양 롯데화랑

▶행복한…

이영숙씨 첫 개인전 / 11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현대사진가…

풍경사진 40여점 /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이젠 누가 뭐래도 겨울이다. 따스한 온기를 찾아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해지고, 모락모락 김이 서린 음식점이 정겹기만 하다.

겨울이면 문화예술계도 동면 아닌 동면의 시절. 야외 활동이 줄어드는 요즘 미술관 나들이는 어떨까. 추위를 피해 작가의 숨결이 묻어난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자연의 냉혹한 변화를 내심 짐작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어른되기

거울이란 재료에 몇 년간 천착한 작가 정연학. 7일까지 안양 롯데화랑에서 열리는 개인전은 제목처럼 어른되기를 꿈꾸지 않는다. 어른들의 따분한 일상을 거부하고 어린왕자로 살기 원하는 작가의 작품세계는 다소 은유적이며 키치적이다.

운전하는 포즈를 취한 작품속 인물은 개구장이처럼 웃지만, 조각난 거울로 분할된 세상은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이 담겨 있다.

작가는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어른들을 일컫는 ‘피터팬 컴플렉스’처럼 답답한 현실을 폭로하고 일탈하고 싶은 감성을 작품의 주제로 삼았다. 문의 (031)463-2715

◇행복한 겨울여행

2000년부터 서호수채화회 단체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전시회에 참여하고 있는 이영숙씨. 쓸쓸하거나 휑한 겨울 들판이나 농가의 풍경을 통해 자연과 일치하려는 의지가 물씬 풍긴다.

70세를 넘긴 나이에 수원미술전시관(5일~11일)에서 첫 개인전을 통해 그의 겨울여행이 펼쳐진다. 앙상한 겨울나무 사이로 펼쳐진 건물과 간혹 드러나는 상록수의 푸른 색감이 정겹게 화폭에 담기고, 꽁꽁 얼어붙은 개울의 스산함도 함께 선보인다. 문의 (031)228-3647

◇현대사진가 5인-먹·빛 풍경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자연을 소재로 한 풍경사진 4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참여작가는 배병우·주명덕·민병헌·이정진·이경홍 등 5명이다. 작가들의 공통점은 흑백사진을 제작하며 대부분 조작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 대상을 재현하는 ‘스트레이트 포토’ 작업을 펼친다는 것.

배병우는 소나무 등 한국적 대상과 안개 낀 화면에서의 명암 대조를 통해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작품을 제작하며, 주명덕은 자연의 미를 추구하기 보다는 자연 그대로를 드러내는 자연 순응적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민병헌은 흑백의 간결함과 긴 여백을 통해 동양 산수를 떠올리는 사진을 제작하며, 이정진은 사진의 장르에 한지라는 새로운 매체를 적용하여 회화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전시는 내년 8월 19일까지 제6전시실에서 열린다. 문의 (02)2188-6000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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