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한우펀드’ 재래사육으로 차별화를

경기도가 한우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증권과 연대한 70억원 규모의 ‘한우펀드’ 조성을 착안한 것은 기발하다. 도·농간에 투자기회를 제공하면서 브랜드화 할 수 있는 새로운 섹터인 것은 맞다. 이를위해 소비시장 확보 등 사업추진에 따른 세부 방안의 대책 강구에 나선 것도 적절하다.

아쉬운 것은 기존의 한우산업과의 차별화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만약에 차별화가 없으면 기존 민간업계의 업권만 침해하는 형상이 된다. 이래서 차별화 방안으로 사육 방법을 생각해 본다. 한우 사육은 토종 비육우가 목적이다. 하지만 한우가 토종이긴 해도 사육 방법이 재래식이 아니어서는 완전한 재래의 토종 비육우가 아니다.

한우의 전통적 주식은 자연산인 여물이나 풀이지 가공품인 사료가 아니다. 지금의 한우산업은 사료를 먹여 사육한다. 더러 젖소고기가 한우고기로 둔갑하여 쇠고기가 맛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의문이 나오기도 하지만, 가공 사료를 먹여 사육하기 때문에 예전같은 쇠고기 맛이 덜난다.

특히 겨울철에 먹이는 여물은 지푸라기를 썰어 벼를 도정할 때 나온 고운 겨에 콩을 넣어 가마솥에 끓이면 구수하게 풍기는 냄새부터가 가공 사료와는 비할 바가 아니다. 고기맛이 자연산 사료와 가공품 사료와 같을 수가 없다.

다른 예를 들자면 닭도 마찬가지다. 비록 토종닭 일지라도 역시 사료를 먹여서는 토종닭 맛의 진수가 안난다. 가둬 키우기보단 놓아 먹이면서 모이도 주고 벌레 등을 잡아먹게 해야 한다.

한우를 재래식으로 키우면 사육비가 더 들진 모른다. 생산비가 더 들면 그만큼 출하가격을 높이면 된다. ‘경기도 한우펀드’가 공식으로 보증하는 재래 품질의 쇠고기 같으면 값이 좀 비싸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다. 이것이 차별화하는 방법이다.

기왕에 시작하는 한우 브랜드 연계사업이라면 뭔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 여물이나 풀을 먹이기도 하지만 칸막이 사육보다는 방목 사육이 비육우의 육질을 높이는데 또 도움이 될 것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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