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세븐’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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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1부터 10까지 중에서 좋아하는 숫자를 물으면 대부분 7이라고 답한다. 지역과 문화가 달라도 제 각각의 이유로 7을 행운의 숫자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태어난 후 바로 스스로 일어나 일곱 발짝을 걸었다고 하며, 신약 요한계시록에는 아시아의 일곱 교회, 7개의 촛대, 7개의 별, 7개의 나팔 등 7이라는 숫자가 많이 등장한다.

기독교권에서 7은 ‘완벽함’을 뜻하며 이슬람을 비롯한 많은 종교는 지구와 태양, 육안으로 볼 수 있는 5개 행성을 ‘7개의 하늘’로 상정한다. 흰두교의 ‘차크라’는 인체의 에너지가 모이는 7군데의 혈(穴)을 가리킨다.

미국 과학계는 인간의 최적 수면 시간을 7시간이라고 한다. 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인간은 7번째 7년이 지나면 결코 이르다고 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저술가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써서 500만부 넘게 팔았다. 7곱가지 습관은 “주도적이 되라,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상호이익을 모색하라, 경청한 다음 이해시키라, 시너지를 활용하라, 끊임없이 쇄신하라”다.

영국의 사상가 존 러스킨은 1849년에 펴낸 저서 ‘건축의 칠등’에서 7가지 원칙으로 희생·진실·힘·아름다움·생명·기억·복종을 제시했다. 널리 통용되는 인간의 7가지 미덕은 겸손·관대·순결·친절·절제·인내·근면이다. 교황 그레고리 1세는 7가지의 용서받을 수 없는 대죄로 자만·탐욕·폭식·시기·나태·분노·색정을 꼽았다.

고대 로마제국의 도시는 7개의 언덕에 세워졌다. 중세 기독교의 7가지 대죄는 자만·시기·탐식·정욕·탐욕·나태·분노 등이며 이는 할리우드 영화 ‘세븐’의 모티브로 사용됐다. 올해 7월7일 오전 7시 7분에 포르투갈 리스본에선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투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여기엔 모스크바 크렘린궁과 아프리카 말리의 팀북투 등이 후보로 올라 있다.

올해 2007년의 끝숫자 7은 전 세계 문화권이 거의 다 ‘행운’(럭키 세븐)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고 한다. 정말 행운이 넘치는 한해였으면 좋겠다. 그러고보니 견우성과 직녀성이 은하수 오작교에서 1년에 한번 해후하는 ‘칠석날’도 음력 7월7일이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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