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단면

‘범죄 뒤엔 여자가 있다.’ 범죄구조의 통설이다. 여기서 말하는 여자는 비정상적 관계의 여성이다. 이의 상대가 되는 남성은 범죄를 저지르기가 쉬운 잠재 범죄자인 것이다.

물론 잠재 범죄자로 끝나는 수도 있다. 하지만 비정상적 관계에 무리가 가면 범죄자로 진전되기 십상이다. 특히 가족을 둔 남성의 경우, 비정상적 관계의 여성과 무리가 있으면 가외부담 조달 방법이 범죄로 확대되기 쉽다. 범죄는 강력범, 지능범 공무원 같으면 독직,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이다.

중국 공산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간부들의 부패 방지책으로 흥미로운 신상감사에 나섰다. 부적절한 관계의 여성, 즉 정부(情婦)가 있는가를 전방위 감사한다는 것이다. 첩도 당연히 포함된다. 아울러 이혼, 재혼 등 혼인 변동의 사유가 발생하면 지체없는 신상보고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이는 분명히 사생활 침해이지만 그 나름대로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뇌물사건 연루의 당 간부 중엔 60%가 첩, 90% 이상이 정부를 둔 소치인 걸로 중국 공산당 당국은 분석학고 있다. 외신에 의하면 이들의 부패상은 실로 심각하다. 부패 관리 4천여 명이 외국으로 도주해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 도주의 부패 관리가 지니고 간 돈은 1천913억 달러나 된다. 부패 유형도 가지 가지다. 특이한 유형으로는 이권 관련의 사업가가 해당 관리들과의 도박을 통해 돈을 잃어주거나 부당이득을 노리는 차명주식 투자행위가 성행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개혁 개방으로 이미 한국을 능가하면서 일본 다음 가는 아시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고 한국은 3위로 떠오른 인도보다 뒤쳐졌다. 중국의 경제 발전은 이처럼 괄목할만 하지만, 한편 돈 맛을 잘못 안 권력의 부패가 심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이의 처방으로 제시된 고위 공무원의 사생활 감사는 일종의 극약처방이다. 그렇긴 하나 이런다고 부패가 척결될 것인지는 여전한 의문이다.

중국은 그런다지만 우리는 어떤지 잘 모르겠다. ‘범죄 뒤엔 여자가 있다’는 범죄구조의 통설은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전한다. 일반 국민도 마찬가지지만 공직자, 특히 고위 공무원의 사생활에 도덕성이 요구되는 연유가 이에 있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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