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망언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증거가 없다’는 아베 일본 총리의 망언은 정말 몰염치하다. 미국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저지하려는 음모의 일환이지만, 3·1절을 즈음해서 나온 점에서 더욱 분노를 자아낸다.

위안부를 저네들 말대로 겉으론 일본의 민간업자가 동원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위장일 뿐이다. 내부적으로는 일본 관권의 사주와 비호속에 식민지 미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위안부 사냥의 강제 동원에 나섰던 게 진실이다.

지지대子는 1944년 초등학교 3학년 때 똑똑히 보았다. 강제로 징병한 우리의 젊은이들이 군대에 끌려가는 것은 당시의 애국국민반(지금의 통반) 주민과 학교 학생들을 동원해 대대적으로 환송했다. ‘祝 入營’(축 입영) ‘武運長久’(무운장구)라고 쓴 깃발이 역구내에 펄럭였다. 어린 나도 역까지 동원되어 일본 군가를 부르며 환송했다.

이에 비해 징용이나 위안부로 끌려가는 것은 은밀하게 했다. 특히 위안부는 야반에 ‘도라꾸’(트럭의 일본 발음)에 짐짝처럼 태워 감쪽같이 사라지곤 했다. 큰누님 또래의 동네 처녀들이 ‘도라꾸’에서 공포에 떨던 모습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이 바람에 조혼의 풍습이 생기기도 했다. 부모들은 딸이 위안부로 안 끌려가게 하기 위해 아무나 하고 혼인을 시켰던 것이다.

위안부는 식민지 백성의 희생이었다. 모진 목숨을 부지한 분들 중 몇명이 미국 하원에서 강제 동원된 만행을 증언했다. 그런데 아베 일본 총리는 ‘증거가 없다’고 우긴다. 2차대전 당시 남양군도 전선에서 위안부를 맞이한 일본인 군인들 가운데 아직도 살아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위안부가 과연 강제동원 당한 게 맞는지 안 맞는 지를 알 것이다.

위안부는 사람이 아니었다. 짐승 취급했다. 차례를 기다리며 줄 지어선 일본군 병사들의 성 노리개에 불과했다. 세상에 이런 몹쓸 짓을 당하는데 강제 동원 안 했으면 제발로 자진해 고향산천을 떠날 사람이 세상 천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강제 동원한 증거가 없다’는 일본 총리라는 사람의 억지는 이치에 맞지않아도 한참 맞지 않는 헛소리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을 내민다’지만 이건 숫제 오리발은 커녕 소도 웃을 증거 타령이니 정말 인간 같지 않게 보인다. 일본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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