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자원의 보고다. 바닷속 지하자원도 그렇고 수중자원도 그렇다. 지구 표면의 4분의 3이 바다다. 4분의 1에 불과한 지표면의 지하자원에서 바닷속 지하자원의 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륙붕 개발, 심해저 탐사 등이 그러한 작업이다. 국내에서도 독도가 소중한 것은 동해의 먼 주요 거점인 영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근 해저 지하에 묻힌 풍부한 지하자원에도 이유가 있다.
바다의 어류는 수중자원이다. 특히 서해는 다양한 어류가 풍부한 수중자원의 보고였다. 그런데 금석지감을 점점 더 해간다. 흑산도는 홍어의 명산지다. 노령산맥의 꼬리가 바다에 침강하면서 미처 가라앉지 않은 섬이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이다. ‘만만한 것이 홍어 뭐냐’는 말이 나왔을 만큼 흔했던 홍어가 잘 잡히지 않은 건 이미 오래다. 천했던 홍어가 귀물이 됐다. 이번 달부터 6월말까지의 금어기에 접어들어 홍어 출하는 더 어렵게 됐다.
파시(波市)는 해상에서 배로 열리는 어시장이다. 연평도 조기, 거문도 고등어, 추자도의 멸치 파시 등은 유명했다. 특히 연평도는 국내 3大어장의 하나로 조기잡이의 중심지였다. 어선마다 만선의 깃발을 휘날리며 무리로 선단을 이룬 파시는 가히 장관이었다. 연평도 근해에서 조기 떼가 사라지면서 조기 파시도 볼 수가 없게 됐다.
연평도는 꽃게 잡이로 새로운 명맥을 이었다. 꽃게는 연평도의 새 명산물이었던 것이 이마저 씨가 말라간다는 소식이다. 봄철 어로는 꽃게 철이다. 꽃게철인데도 좀처럼 꽃게 구경이 어렵다는 현지 보도가 있었다. 연평도 꽃게 잡이는 2000년에 3천63t이던 것이 점점 줄어 지난 2006년에는 141t에 불과해 무려 95%나 감소됐다는 것이다. 거의 멸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꽃게잡이 어선 59척 가운데 대부분이 조업을 포기, 21척만이 조업에 나섰지만 어획량이 신통치 않기는 여전한 모양이다.
수중자원의 보고로 각광받던 연평도, 3大어장의 하나로 손꼽히던 연평도가 바다의 황무지로 척박해진 것은 무척 불행한 현실이다. 넋놓고 관망만 할 일이 아니다. 생태계 변화의 원인 규명과 함께 정부 차원의 대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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