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우울증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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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에게 가장 흔한 정신질환 중 하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교실을 돌아 다니거나, 다른 아이의 일에 참견하고, 장난이 지나쳐 친구와 자주 다툰다. 공부에 집중하지 못해 공부를 유난히 싫어하는 증세가 있을 때는 ADHD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자폐증 사전 검사는 생후 18개월에 시작해 3, 5세 때 한 차례씩 받는 게 좋다. 1만명당 20명꼴로 걸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자폐증은 한번 걸리면 평생 가는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 치료하면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생후 100일이 지나도 눈 맞춤이 없거나 돌이 지나도 말을 잘 하지 못하면 자폐증 여부를 알아 봐야 한다.

우울증은 성인만 걸리는 질병이 아니다. 아이도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아이의 1%가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아이 우울증은 성인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성인은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무기력·신경과민 현상을 보이지만 아이들은 화를 자주 내거나 짜증을 낸다.

소아 우울증은 무단 결석, 약물 남용, 가출 등으로 이어져 청소년 일탈 행동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아이가 기분 나빠할 때가 많은지, 짜증을 많이 내는지, 모든 일을 귀찮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것이 별로 없는지, 죽고 싶다는 말이나 생각을 하지는 않는지 등을 부모가 찬찬히 살펴 보아야 한다. 평소 가정이나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아이도 소아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 부모는 아이가 정신적으로 고통 받으면 아이를 잘못 키워서 아이가 산만해지거나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ADHD는 뇌 속에 집중력을 관장하는 신경부위의 발달 장애로 생긴 것이어서 양육 환경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 하여도 대부분 질병이 마찬가지이지만 소아 청소년 정신 질환은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어릴 적에 고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까지 인격형성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설마 우리 아이가’하는 안이한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어린 자녀들은 어미닭 품속에 있는 병아리와 다름 없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부모가 항상 보살피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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