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누가 밥 사준다고 해도 겁이 나요…” 어느 시민의 말이다. 4·25 재보선이 한창이지만 이만도 아니다. 대선 관련도 없지 않다.
어느 누구는 “밥 살 사람이 있는데 열 사람만 모여달라고 해서 거절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멋 모르고 휩쓸리다가는 낭패 당할 선거꾼들의 유혹이 무섭다”고도 했다.
○○선관위는 ××보선지구 유세에서 돈이 뿌려진 사실을 포착, 추적 조사가 한창이다. 유세장에 동원된 상당수의 노인들에게 1만원씩이 건네졌다는 것이다. 문제의 유세장 녹화테이프에선 지원 연사로 나선 모 정당의 대선 주자 목소리가 쨍쨍 울렸다.
경로당처럼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 주변에 있다가 차에 태워가곤 하는 약장수들이 있었다. 그런데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인 대상의 차떼기꾼들이 있어 유세장으로 데려가는 모양이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시간이 남아돌아 무료한 처지여서 “좋은데가 있어 모셔 가겠다”고 하면 무작정 따라 나서기 마련인 것이다.
이러한 노인들이 유세장에 간다고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담배만 마냥 태우며 사람 구경으로 잡담 소일하다가 돌아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을 동원해가는 선거꾼들이다. 동원해가면 사람 머리 수에 따라 사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한심한 것은 청중을 동원하는 선거꾼들의 배후다. 누가 선거꾼들을 조종하는 배후인지는 베일에 가려져 알 수 없다. 아직도 이런 유치한 협잡을 일삼는 베일속 정체는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동원해가는 사람 머리 수에 따라 사례를 받기는 밥상머리 동원도 마찬가진 모양이다. 부업삼아 일삼는 이같은 선거꾼들의 배후 역시 알 수 없으나 이도 밝혀내야 할 과제다.
그런데 4·25 재보선이 끝나도 오는 대선까지는 여전히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멋 모르고 동원되어 갔을지라도 돈을 받으면 50배의 과태료가 나온다. 누가 사는 밥인지 모르고 갔다가는 나중에 밥값의 50배를 과태료로 덤터기 당하는 봉변을 겪기 십상이다.
선거판이 하도 고약하다 보니 어딜 따라가기도, 누가 밥 산다고 해도 내키지 않는 무서운 세태가 됐다. 따라가 돈을 받거나 밥을 얻어먹어 올가미를 씌우기 전에는 자신을 숨기는 것이 선거꾼들의 수법이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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