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노부부가 살았는데 금실은 좋았지만 소생(所生)이 없어 늘 고민을 하였다. 어느 날 남편이 약초를 캐러 갔다가 길을 잃는 바람에 허기진 배를 딸기로 가득 채우고 산에서 내려 왔다. 그날 밤 남편이 소변을 보는데 요강이 넘칠 정도로 소변 줄기의 힘이 강해졌고 아내는 태기가 생겨 고대하던 아기를 낳게 됐다. 그래서 딸기를 먹으면 남성의 힘이 강해진다 하여 ‘요강이 엎어진다’는 뜻의 엎을 복(覆)자와 동이 분(盆)자를 합한 ‘복분자(覆盆子)’란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딸기 이름에 얽힌 유래가 재밌다.
실제로 한방에서 “딸기는 기운을 돋우고 몸을 가볍게 한다. 비뇨기 계통을 강화시켜 유정(遺精·정액이 계속 흘러나오는 증상)과 양위(暘萎·성기가 발하지 않는 증상)를 치료하며 여자에게는 수태를 촉진시킨다. 또한 폐의 기능이 허하고 위축돼 있는 것을 보해 주고 간을 보하며 눈을 밝게 하고 모발을 검게 한다”고 한다.
딸기를 하루에 6~7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를 모두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과일 중 비타민C 함량이 으뜸이다. 비타민C는 호르몬을 조절하는 부신피질의 기능을 활발히 해 주어 체력 증진, 노화방지, 원기 회복, 스트레스 해소, 상처 치유, 감기 예방, 피부미용, 빈혈 예방에 효과가 있다. 딸기의 붉은 색소인 라이코펜 역시 면역력을 높이고 노화를 방지하는 기능이 있다. 또 딸기의 식물성 섬유질인 펙틴은 혈관계통의 질병을 예방하고 장운동을 도와 변비와 장질환 치료에 좋다.
딸기에 우유나 생크림을 곁들여 먹으면 딸기의 풍부한 구연산이 우유의 칼슘 흡수를 돕고 비타민C는 철분 흡수를 도와 최고의 음식이 된다. 영국에선 딸기에 크림을 얹어 먹는 것을 행복한 결혼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딸기는 과일 중에서도 당도가 높은 과일로 분류돼 지나치게 먹으면 체내 중성지방을 증가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설탕을 쳐서 먹으면 설탕이 딸기의 비타민B1과 사과산, 구연산을 파괴시키기 때문에 최악의 음식궁합이란다.
예전엔 음력 5월쯤 딸기를 따 ‘수원 딸기’의 상징인 ‘푸른지대’는 주말이면 청춘남녀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했다. 요즘은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이른 봄에 가장 많이 출하된다. 이젠 ‘푸른지대’도 추억 속의 명소가 됐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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