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국화약 그룹 회장의 빗나간 자식사랑이 말썽이다. 술집에서 맞은 아들의 보복 폭행 현장에서 자신의 경호원들을 사주한 데 그치지 않고 가세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자녀를 키우다 보면 이럴 때가 있다. 맞고 들어오는 것 보단 때리고 들어오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큰 상처를 입히는 경우는 물론 다르다. 그러지 않고 웬만한 상처 같으면 치료비를 물어주더라도, 맞아서 치료비를 받는 것 보다는 때린 경우가 덜 속상한 게 대체적인 부모의 심정이다. 그러나 이는 속마음 뿐, 맞은 아이를 위로하고 때린 자기 자식을 나무라는 것이 또한 부모의 도리다.
김 회장의 아들은 싸우기도 하면서 자라는 어린 아이가 아니고 성년이다. 다 큰 아들이 술집에서 싸움질을 했으면 자식의 처신을 나무랄 일이다. 그도 지체있는 집안의 자식이라는 게 아버지 되는 이의 자존심이었다면 더욱 더 체신머리 없는 자식을 질책했어야 하는 것이다. 재벌은 경호원 두는 것을 이번 사건으로 처음 알았지만, 경호원을 시켜 보복 폭행에 가담한 사실은 아버지 치고는 정말 졸렬하다.
자기 자녀를 나무랐다고 학교에 쫓아가 선생님을 폭행하는 빗나간 자식사랑의 부모가 종종 있어 말썽이다. 최근 도내에서만도 두 건이나 이런 불상사가 잇달아 일어났다. 일본 총리를 지낸 다나카 가쿠에이는 총리 재임 때 가정방문 나온 손자의 담임 선생님을 현관 밖까지 나가 정중히 배웅했다. 할아버지 총리의 그같은 모습에서 손자가 선생님을 존경하는 심성을 지녀 좋은 인격 형성을 갖도록 하기위한 깊은 배려였던 것이다. 하물며 자녀의 선생님을 폭행하는 부모의 행패는 교권침해와 더불어 안타깝게도 자녀의 인격 형성을 망가뜨리는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짐승도 제 새낀 끔직히 여긴다. 인간의 자식사랑은 방법을 아는 점에서 동물의 본능과 다르다. 자기 자녀를 나무랐다고 선생님을 때리거나 자기 아들이 맞은데 대한 보복 폭행 같은 자식사랑은 동물적 본능과 비유된다.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행 막후에 또 뭣이 있는진 모르겠다. 어떻든 할 짓이 아니다. 사람은 그렇게 믿지 않는데, 그의 행위는 전형적 천민자본(賤民資本)이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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