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의 철학은 크게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론인 인간본성론과 정치사상으로 나뉜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은 착하다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네 가지 착한 마음(4덕:사랑하는 마음, 올바른 마음, 예의 바른 마음, 지혜로운 마음)과 그것을 알 수 있는 네 가지 실마리(4단:불쌍히 여기는 마음,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 하고 남의 잘못을 미워하는 마음, 사양하는 마음,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했다.
‘맹자’ 가운데 있는 구절이 생각난다. “사람은 모두 남에게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중략)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으로 차마 어쩌지 못하는 정치를 한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 그것을 손바닥 위에서 움직이는 것 처럼 쉽다. 사람은 모두 남에게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중략)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잘못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중략) 이 네 가지 실마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차마 어쩌지 못하는 행위나 정치를 스스로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해치는 (중략) 사람이다. 네 가지 실마리를 (중략) 넓힐 수 있으면 온 세상을 보존할 수 있고, 넓힐 수 없으면 부모를 섬기기에도 부족할 것이다.”
사람의 본성은 선하다는 성선을 가지고 어떻게 왕도정치사상을 근거 지우는 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구절이다. 남에게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은, 착한 행동을 하지 않고서는 또는 나쁜 행동을 하고서는 ‘견딜 수 없는 마음’(불인지심·不忍之心)이다.
맹자는 이상사회 구현의 실마리를 바로 그 불인지심에서 찾았다. 다스리는 이가 ‘남에게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으로 다스리면, 백성들은 그것을 본받아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태어난 ‘남에게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으로 살게 되어 이상사회가 이루어진다는 논리다.
백성들을 이롭게 하려는 착한 동기는 정치가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모름지기 정치가는 어떤 정책이 백성들에게 이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위인들이 너무 많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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