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大 ‘화성시민을 위한 팝스콘서트’를 보고

퓨전클래식·사물놀이 등 ‘젊음의 무한에너지’ 공감

연예인도 부르고 성대하게 퓨전 콘서트를 열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사물놀이팀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수원대가 지난 2일 교내 벨칸토아트센터에서 개최한 ‘화성시민을 위한 팝스콘서트’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다.

전체적 흐름은 클래식으로 수원대 음대 학생들로 구성된 윈드 오케스트라단이 클래식을 퓨전형식으로 이끌고 여기에 섹소폰, 가수 김현철, 수원대 사물놀이팀 등이 양념을 가미해 지루하지 않았다.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은 80여명으로 무대를 가득 메웠다. 뱅머리를 한 귀여운 여대생들, 군대도 아직 가지 않은 듯한 남학생들이 제법 솜씨있는 연주실력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일반 오케스트라에 비해 앳된 이들은 정장을 입었던 1부와 달리 2부엔 흰셔츠와 청바지로 바꿔 입고 등장해 젊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콘서트 마지막 즈음 선보인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OST는 급변하는 영화 뮤직 사운드를 잘 살려 가장 자신있고 아름답게 연주했다.

1부 마지막 공연으로 네번째 무대에 등장한 수원대 사물놀이팀도 젊은 에너지는 마찬가지였다. 대학생 4명이 오케스트라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아 함께 ‘농촌의 아침’을 신명나는 가락으로 선보였다. 클래식으로 시작해 동물소리를 흉내내는 듯 희한한 소리를 갖춘 악기들이 분위기를 띄웠고 막판에는 사물놀이팀이 신나게 두드리는 에피소드로 마무리했다. 여느 사물놀이가 그렇듯 머리를 흔들며 신나게 악기를 두드리는 모습에 난타 못지 않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프로 사물놀이팀 공연에 비하면 다소 인위적이긴 했지만 열정적으로 사물놀이를 선보인 이들에게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대학생 관객들이 기다리던 가수 김현철이 무대에 올라 미리 정해진 곡 ‘연애’와 ‘그 언젠가는’ 등을 특유의 약간 하이톤으로 불렀다. 대중가요가 곡당 3분 정도 소요되는만큼 두 곡은 금새 지나가 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앵콜을 연호하며 다시 그를 부르는 관객들을 위해 김현철은 앵콜곡으로 ‘춘천가는 기차’를 불러줬다. 사회를 본 이숙영 MC는 화려한 의상과 20여년이 넘는 방송경력을 살린 유려한 말솜씨로 콘서트에 익숙하지 않아 어수선한 객석 분위기를 무리없이 이끌어 나갔다.

이날 공연이 펼쳐진 벨칸토 아트센터는 교내 공연장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 훌륭한 음향과 1천석이 넘는 객석을 갖춰 젊은이들과 함께 앞으로 더욱 즐거운 공연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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