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지적공사 조병현 지적재조사팀장이 지난 22일 행정자치부 주최로 열린 지적혁신엑스포에서 ‘우리나라 북방영토의 경계획정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내용이 특이하다. 진짜 백두산(白頭山)은 중국 하얼빈 동북쪽 만주평야에 있는 핑딩산(平頂山·1429m)이며 현 백두산은 평안도 묘향산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는데 신빙성이 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서문에 “백두산은 큰 거친 들 가운데 산이 있고 정상에 위치한 큰 못의 둘레가 80리, 높이는 200리, 가로 길이가 1000리로 앞쪽이 무너졌다”고 기록됐고, 청나라 한림원에서 발간한 만주원류고 지리지 장백산편엔 “거친 들판 가운데 있는 산”이라는 설명이 있다고 한다. 또 성종실록에는 “우리나라는 요수의 동쪽 장백산의 남쪽에 있어서 … 지역의 넓이가 만리나 된다”고 서술됐다.
인공위성 영상을 통해 분석한 결과 핑딩산은 만주벌판 한 가운데 있고 산 앞쪽 부분에 무너진 흔적이 있는데다 정상에는 둘레 80리 정도의 커다란 못이 있다. 하지만 현재의 백두산은 들녘 한 가운데 있는 것도 아니고 무너진 지역을 찾을 수 없다. 천지 둘레가 20리에 못미쳐 고서의 백두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 맞는 것 같다.
백두산이 바뀐 건 일제가 우리 고대사를 조작했고 ‘대륙의 조선’을 한반도로 옮겨 놨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1910년 1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고문서와 고지도 등 50여종 20만여권이 서울 남산에서 소각됐고 대동여지도 역시 1930년 조선총독부의 검열도장을 찍어 공개된 점을 미뤄볼 때 각색된 것이라고 한다.
북방영토(北方領土)의 넓이가 69만6천829㎢라는 주장도 새롭다. 이 면적은 한반도의 3배, 남한의 7배 넓이다. 북방영토란 우리 민족 삶의 터전이며 항일독립운동의 본거지였으나 과거 청나라와 일제에 의해 빼앗긴 연해주(30만6천346㎢)와 간도(39만483㎢)지역으로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차지하고 있는 땅이다. 북방영토의 경계는 랴오허강(요하)~쑹화강~핑딩산~아무르강~동해라고 한다. 지금까진 현 백두산을 기점으로 서북으로는 노령산맥과 노아령산맥을 거쳐 훈춘을 포함하는 4만1천㎢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북방영토의 경계획정에 관한 연구’를 사실(史實)로 입증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학계가 공동탐사해야 할 중대사안이다. 조병현씨의 노고가 실로 지대하다./ 임병호 논설위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