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 아래’ 평가 불구 최근 실력 급성장
지난 해 12월5일 카타르 도하 알 라얀 스타디움.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이 조별리그 3차전 상대로 바레인을 만났다.
한국은 후반 12분 오범석(포항)의 중거리슛 한 방으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슈팅 수 12대6으로 바레인의 우세.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끌던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시종 끌려다니다 겨우 승리를 챙겼다.
2007년 한국 축구와 바레인의 인연은 더 깊어졌다. 7월 아시안컵축구 본선 조별리그에서 바레인을 만나고 8월부터 펼쳐질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바레인과 대적해야 한다.
국가대표팀 상대 전적 9승3무1패, 올림픽대표팀 3전 3승, 아시안게임 대표팀 2전 2승. 그동안 바레인은 한국 축구의 손쉬운 ‘밥’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로 객관적 전력에서 늘 한 수 아래로 평가돼온 팀이다.
그렇다면 바레인과의 가장 최근 대결인 작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축구는 왜 고전을 면치 못했을까.
당시 현장에 있던 전문가들은 바레인의 공격 라인을 예의 주시했다.
그리고 눈에 띄는 특징을 발견했다.
스리톱(3-top)에 포진한 제이시 존, 압둘라 파타디, 압둘라 오마르는 다른 선수들과는 확연히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볼 터치와 탄력, 순간 돌파력 등 거의 모든 재능이 월등히 뛰어났다.
존과 파타디는 나이지리아 출신, 오마르는 차드 출신이다.
중동 산유국들이 ‘오일 달러’로 육상 트랙에서 금메달을 휩쓴 것과 마찬가지로 축구 그라운드에도 아프리카계 용병을 귀화시켜 공격력의 주축으로 삼았다.
바레인은 올림픽 2차 예선 6경기에서 4승2패를 기록하며 17골을 뽑았다.
존과 파타디는 나란히 3골씩 뽑아 바레인 공격의 핵 역할을 해냈다.
바레인은 아직 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3세 이하 젊은 선수들을 주력 부대로 삼을 전략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결국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과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바레인의 아프리카계 용병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 셈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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