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대통령?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손학규 이해찬 한명숙 정동영 천정배 김두관 김영환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등등.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이다. 고건 정운찬 김근태 등이 출마를 포기한 뒤에도 정치권 인사들의 후보 예정자가 이토록 많다. 누구 말처럼 자고나면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나오는 지경이다. 이도 민주화 탓인지, 너도나도 나서는 게 존귀한 대통령직이 대수롭지 않게 보이기까지 한다.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예비후보자가 50명이 넘는 것은 이미 말했지만 이들은 거의가 정치와 무관한 일반인들이다. 일반인도 아닌 정치인이 언감생심, 자격이 의심되는 주제에 대통령 후보를 넘보는 것은 이도 코미디다.

“우리가 될 게 됐느냐!”며 기뻐했던 것은 노무현 후보를 당선시킨 직후, 그 당시 정대철 선대본부장이 밝혔던 감회다. 그리고 4년 여가 지났다. 그래서 그런지 대선정국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난세다. 전엔 대통령 자릴 이토록 우습게 보고 덤비지 않던 현상이 이 정권 말에 나타나는 게 또 하나의 특징이다.

하긴 그랬다. 나라 살림을 방만하게 살아 백성을 도탄에 빠뜨린 진시황 이후 중원 천지는 군웅이 할거했다. 영웅심리에 들뜬 소인배들이 작당을 하여 힘깨나 쓰면 너도나도 제후나 왕을 자칭하는 무리들이 난무했다. 작금에 난무하는 자칭 대선 후보 군상이 그같은 난세를 연상케 한다.

물론 후보로 나서는 정치인들이 다 본선에 나설 요량이 아닌 것을 짐작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합집산의 수순에 의해 거르는 과정에서 그래도 후보로 나선 이력을 내세워 보다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려는 계략이 없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착각도 유분수지 누가 봐도 대통령 감이 될 수 없는 위인들이 나서는 것은 정말 꼴불견이다.

한 집안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기초자치단체나 광역자치단체나 공공단체도 그렇다. 흥망성쇠가 지도자에 달렸다. 나라의 지도자는 더 말할 것이 없다. 이 정권들어 더는 경험해선 안되는 많은 것을 경험했다. 대통령다운 대통령이 누구인가를 가려내야 할 책임이 국민에게 있다. 민중은 말이 없지만 생각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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