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속에 우려되는 평택지방공사

평택시가 평택지방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시의회에 보고했다. 지방공사 설립의 타당성이 심의위원회에서 인정되면 조례를 제정, 오는 8월 중 이사회를 구성하여 자본금 22억원 규모의 평택지방공사를 연내 발족할 계획인 것이다. 주택 및 택지개발이나 주차장관리, 시설물 개선 등 각종 지역개발사업을 평택지방공사에 위임한다는 것이다.

공사 설립의 추진 과정이나 공사 설립의 목적 등에 하자가 발견되지 않아 지금으로서는 순탄할 전망이다. 그러나 순기능과 역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지방공사는 설립할만 하다. 이를테면 정부가 주택공사, 토지공사 등을 두는 것과 비유된다. 평택지방공사는 주공과 토공을 합친 것과 같다. 할 수가 있다. 비공권 사업을 자치단체인 시가 떼어 맡기는 것이 지방공사 업무다.

경기도는 지방공사로 의료원을 두고 있다. 자치단체는 공권 사무만 전담하고 비공권 사무는 민관기관에 위탁하거나 반관 반민의 지방공사에 위임하는 것이 현대 행정의 흐름이다.

이런 면에서는 평택지방공사 설립은 순기능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경영면이다. 경영이 잘못되면 역기능을 드러낸다. 경영에서 우선 유의되는 것은 독립채산이다. 평택지방공사가 적자 운영으로 시의 예산을 잠식하는 것은 설립 목적에 위배된다. 그렇다고 반대로 과다한 흑자를 내어서도 안된다.

지방공사의 주택 및 택지개발은 자치단체의 도시기본 이용계획에 따르므로 난개발을 막는 효과가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민간 토건업체가 참여하게 되고 기왕이면 향토 업체를 참여시키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주택 및 택지개발사업에 지나친 흑자를 추구하면 수요자 부담을 키워 공사가 투기를 일삼는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경영의 적자는 물론이고 흑자 역시 방만한 운영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평택지방공사의 활성화다. 각종 개발사업이나 시설 개선 및 관리사업은 저마다 다른 전문 분야다. 전문분야는 전문가가 따로 있다. 만약 평택시가 이를 무시하고 평택지방공사를 시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하부기관으로 여기게 되면 공사의 활성화를 기하기가 어렵다.

시청 고위직을 공사 임원이나 간부로 임용하고 공사직원을 시청 전문 기술직 공무원으로 채우는 등 공사를 시청의 퇴출처로 일삼으면 조직의 안정을 잃은 공사는 시의 눈치만 살피게 된다. 평택시가 평택지방공사의 출자 기관이긴 하지만 엄연한 법인의 독립성을 해친다면 공사의 역할을 위축시키는 역기능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이래가지고는 공사를 설립한 본연의 목적 달성이 어렵다.

평택지방공사 설립은 매우 긍정적이긴 하다. 그렇지만 같은 이슬도 벌이 먹으면 꿀이 되지만 뱀이 먹으면 독이 되고, 같은 약도 처방을 잘 하면 선약이 되지만 처방을 잘못하면 독약이 되는 것처럼 공사도 운영을 잘못하면 부정적 역기능이 나오게 된다.

평택지방공사 설립 추진을 기대속에 우려의 눈으로 보는 연유가 이에 있다. 좋은 의도로 추진되는 평택지방공사 설립이 잘 되어 긍정적인 순기능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