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위기시대

여성의 사회참여 비율이 높아간다. 전엔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별로 염두에 두지 않았던 젊은 여성들이 으레 취업을 우선으로 꼽는다. 남성 대졸자들의 취직이 이래서 더 어려워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각종 국가고시에서도 여성들이 단연 강세다. 올 외무고시 최종 합격자 31명 중 여성이 21명으로 67.7%를 차지한 가운데 수석합격 또한 여성이 차지했다. 외무고시만도 아니다. 사시나 행시 등도 으레 여성 합격자가 더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1천400여 대학 입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많은 대학에서 성적이 우수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 비해 차별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여학생의 입학허가 비율이 남학생보다 5%에서 20%까지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즉 공부 잘한 여학생은 불합격시키고 그보다 못한 남학생을 합격시켰다는 얘기가 된다. 여학생들의 진학률이 저조하여 여성을 우대했던 것이 이젠 반대가 됐다는 것이다.

윌리엄앤드메리대학 당국은 “성적순으로 선발하면 여학생들의 실력이 남학생들보다 출중해 거의 여학생 일색이 될 지경”이라며 남녀 비율의 고민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쪽 성별이 압도적으로 지나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남학생도 여학생이 갖지못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의 남녀 신입생 성 비율은 55%대 45%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남학생들이 인터넷과 스포츠에 열광할 때 여학생들은 공부만 하기 때문에 여학생들의 성적이 더 우수하다는 견해가 있다. 그런데 예일대 의대는 흥미있는 발표를 한 바가 있다. 언어 등 뇌를 사용하는 순간의 핵자기공명단층 촬영을 해 봤더니 남자는 주로 오른쪽 뇌만 작용하는데 비해 여자는 좌우 양쪽 모두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상생활에서도 어떤 일이 닥치면 순간의 두려움은 여자가 더 많지만, 순발력과 침착성은 여자가 더 강하다는 게 심리학계의 통설이다.

체력이 우선시된 농경사회와 산업사회에서는 선천적으로 힘이 센 남성들이 우월하였다. 그러나 정보화사회는 지식산업시대다. 실력이 좋고 컴퓨터만 잘하면 되고, 이엔 남성보다 섬세한 여성의 적응력이 더 강하다. 남성 위기시대다. 이러다간 우리 대학도 성 비율로 뽑고, 취직시험도, 각종 국가고시도 성비율로 합격자를 내야 한다는 말이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젊은 남성들의 분발이 있어야 할 때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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