伏中 좋은 철음식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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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고기를 푹 삶아 풀어지게 한 데다가 단고기 기름과 부추, 파, 방아풀, 마늘, 고춧가루, 후춧가루 등 매운 재료로 만든 양념장을 두고 펄펄 끓인 국물에 조밥을 말아 먹으면 순간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줄줄이 흘러내리는데, 그렇게 먹는 단고기장이라야 사람의 몸에 인차(바로) 흡수되어 허약해진 몸을 보신할 수 있다.”

7월 1일자 북한 노동신문이 “삼복 기간의 가장 좋은 철음식은 단고기장(보신탕)이다”라며 소개한 내용이다. 북한은 개고기를 ‘단고기’, 개장국을 ‘단고기국’이라 한다. 단고기라는 말은 ‘고기맛이 달다’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삼복철과 민족음식’이란 기사에서 “우리 인민은 무더운 삼복철에 단고기장이나 소고기 매운탕, 삼계탕, 팥죽, 파국과 같은 뜨거운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을 건강에 좋은 하나의 풍습으로 전해왔다”면서 더위에 지쳐 입맛이 떨어지고 몸이 허약해질 수 있는 삼복의 보신책으로 그 중에서도 단고기장을 최고로 꼽았다.

‘삼복지간에는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는 북한의 속담이 있다. 삼복 더위를 이겨 내기가 매우 힘겨움을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북한은 “삼복철에는 단고기 국물이 발등에 떨어져도 약이다”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단고기의 영양가를 최고로 친다.

북한엔 단고기장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많은데 1992년 개장한 ‘평양단고기집’의 경우, 630석의 식사홀과 80석의 연회장, 7개의 방을 갖춘 무척 큰 규모다. 평양단고기집에선 다양한 단고기 요리를 코스요리로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등뼈찜·갈비찜·가죽볶음·뒷다리토막찜·황구신이 차례로 나오고, 마지막으로 밥과 단고기국이 나온다. 밑반찬으로는 양배추말이김치와 우엉김치가 나온다. 최근 중국에 평양단고기집 지점까지 생겼을 정도다.

노동신문은 소고기 매운탕도 삼복기간의 좋은 철음식이라고 소개했는데 “원래 소고기탕에는 고추를 넣지 않지만 삼복철에는 소고기를 잘게 썰어서 푹 삶아낸 데다가 고춧가루와 파로 얼벌벌한 양념을 만들어 먹는다”고 하였다. 삼계탕도 삼복철의 인기 음식으로 꼽는다. 영양가가 높아 더위에 쇠약해진 몸을 추세우는 데 특효가 있으며 특히 단고기를 잘 먹지 않는 여성들이 즐겨 먹는다고 설명했다. 북한에 가서 마음 놓고 보신탕을 먹고 싶어진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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