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을 한다면서 코드 인사를 일삼았다. 개혁을 내걸며 부패 의혹에 휩싸였다. 코드 인사로 기용된 사다 행정개혁상이 불투명한 정치자금 문제로 사임했다.
마스오카 농림수산상은 독직 사건으로 자살했다. 야나기사 후생노동상은 “여성은 애낳는 기계”라는 등 각료들의 망언이 잇따랐다. 아베 일본 총리는 부패 의혹, 망언 등을 감싸느라고 바빴다.
일본 국민은 입만 살아 입으로만 다 하는 아베에게 철퇴를 가했다. 지난달 29일 치른 참의원 선거 결과, 집권 자민당은 64석이던 것이 27석이나 줄어 37석을 얻는데 그쳤다. 과반수가 무너져 제1당 자릴 약진한 민주당에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 9월 전후 세대 지도자라며 화려하게 출발했던 아베 정권이 10개월만에 참담한 위기에 처했다. 일본 국민은 말로만 큰 소리 치는 자민당을 버리고 실사구시의 민생현안을 들고나온 민주당에 승리를 안겼다.
아베는 국민의 소린 외면하고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다가 참패를 맛 보았다. 그래도 총리직 사퇴를 거부한다. 1998년 참의원 선거 패배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총리직을 떠난 하시모토 전 총리의 전례를 거부한 채 내각 개편과 당직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한다. 그러나 패거리 내각의 코드 인사가 크게 쇄신될 것으로는 믿지 않는 것이 일본 정계의 관측통이다. 현지 보도는 이반된 민심 또한 좀처럼 수습될 기미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국은 참의원 선거를 계기로 홍역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사상 최대의 압승을 거둔 오자와 민주당 대표는 여세를 몰아 중의원 해산·총선거·정권 교체로 이어가는 전략 추진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의 이번 선거공약 중 주목되는 것은 선린관계의 신뢰구축이다. ‘한국,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와의 신뢰관계 구축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공약은 아베 정권의 외교정책과 차별화가 가능하다.
아베는 미국 하원외교위원회가 추진하는 위안부 문제 결의안 채택 움직임에 “강제로 동원한 증거가 없다”고 말한 장본인이다. 역사 인식의 결함을 드러내는 소리다.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립으로 정권을 꾸려가고 있다. 가뜩이나 이런 형편에서 참의원 선거 패배는 오자와와 손 잡는 반 아베 이탈 세력이 있어 동향이 주목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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