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섬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섬은 고도(孤島)와 제도(諸島)로 구분된다. 고도는 멀리 떨어진 외딴 섬으로 독도를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여러 섬이 모인 제도는 또 군도(群島)와 열도(列島)로 나뉜다. 섬이 불규칙적으로 떼지어 모인 군도는 남해안 지방에 산재한 많은 섬을 군도라고 할 수 있다. 줄 지은 모양으로 여러 개의 섬이 늘어선 열도는 일본 열도를 생각하면 된다.

물속에 있는 수중 섬이 있다. 제주 서남방에 있는 이어도는 바닷속에 잠겼다. 제주지방 민요에 나오는 이어도는 환상의 섬이었던 것이 수중섬으로 발견됐다. 물속이긴 해도 물이 얕아 섬 구실을 하는 것이 여기에 해양관측시설을 해두었다. 중국이 이를 배아프게 여겨 정부에 무단시설을 했다며 턱없는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한강에 인공섬을 띄운다고 한다. 서울시가 민자를 끌어들여 위락지로 인공섬을 만든다는 것이다. 한강 잠수교 부근에 본체섬 한 개에 부속섬 두 개 등 1만㎡(약 3천330평)규모의 인공섬을 조성, 3층 건물 규모의 영화관·쇼핑몰·레스토랑 등과 수영장·수상스키장 같은 레저시설을 만드는 것으로 보도됐다.

인공섬은 여러개의 큰 바지선을 연결하는 대형 구조물을 물에 띄워 만든다. 바지선을 서로 묶어 연결하는 것은 일종의 연환계(連環計)다. 연환계엔 중국의 유명한 적벽대전 고사가 있다. 위나라 조조의 수군이 촉한의 제갈량과 오나라 주유의 연합군과 싸울때 장졸과 말이 심한 배멀미하는 것을 막기위해 병선을 서로 쇠고리로 묶어 목판을 깔고 평지처럼 군사훈련을 시켰다. 이 연환계는 제갈량이 책사 방통을 첩자로 보내어 조조에게 충동질하여 성사시킨 것이다. 이를 모르고 방심했던 조조는 난데없는 촉한·오나라의 기습적인 화공으로 병선은 모두 불타고 많은 장졸들이 궤멸당했다.

인공섬을 만드는 바지선 구조물은 강바닥에 닻을 내리고 육지에 체인으로 고정시켜 물살에 떠 내려가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조조가 병선을 묶었던 것과는 좀 다르지만 연환계인 점에선 같다. 아무래도 큰 홍수가 나도 안 떠내려 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체인만으로는 미흡하여 유의해야 할 점이 많다. 안전대책과 함께 한강의 오염원이 안 되도록하는 세심한 배려 또한 요구된다.

인공섬은 잘만하면 환상의 섬이 될만한 기발한 착상이긴 하나 문제점이 적잖다. 재앙의 섬이 안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묻는 신중한 검토에 거듭된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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