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골프장 천국이다. 무려 105개의 골프장이 있다. 이 가운데 66%인 69개가 팔당호를 낀 7개 시군에 있다.
얼마전 경기도가 적발해낸 오폐수 골프장 6개 중 5개가 역시 용인 양평 가평 등 팔당호 주변의 시군이다. 기준치에 비해 최고 7배가 넘는 오폐수를 팔당호에 콸콸 흘려내 보냈다. 용인시는 경안천을 끼고 있다. 경안천은 팔당호 유입 하천 중 오염이 가장 심각하다. 경안천 정화 없이는 팔당호 1급수는 불가하다.
그런데 경안천 오염의 공범으로 골프장이 지목된다. 이번에 적발된 것만도 2개다. 경기도는 팔당호 수질개선대책의 일환으로 2010년까지 730억원을 들이는 경안천 정화사업에 역점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서도 오폐수 골프장은 문을 닫도록 하든지 하는 엄중 대책이 있어야 한다.
해외 골프관광이 극성이다. 지난해 해외 관광객 1천160만명의 약 62%가 골프관광을 한 골퍼족이다. 올핸 15% 가량이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휴가철을 맞은 지금도 인천국제공항에 가면 골프관광에 나선 골퍼족들을 떼거리로 볼 수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서비스 수지적자가 72억 달러에 이른다. 해외 골프관광이 적자의 주요 요인인 것이다. 우리가 달러를 벌어들이는 길은 수출 뿐이다. 수출은 우리만 하는 게 아니다. 세계 각국의 수출 전선은 가히 총성없는 전쟁터다. 어렵게 벌어들인 외화를 골프관광 같은 허망한 돈 놀음으로 까먹고 있는 것이다.
‘버는 것 보다 쓰길 잘 써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개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쓰라’는 속담도 있다. 골프관광이 과연 돈을 잘 쓰는 것인지, 정승 같이 쓰는 건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국내에서 골프를 쳐도 10만원 짜리 수표 몇 장이 나간다. 골프를 칠만한 사람들이 치면 그래도 괜찮다. 남의 라운딩에 곱살 끼기를 일삼거나 서비스카드를 긁어 달러를 빚내가며 골프관광을 즐기는 것은 정말 꼴불견이다.
반값골프장 얘기가 있었다. 해외 골프를 줄이기 위해 농지를 이용해 반값골프장을 만든다지만 당치 않다. 공연히 농지만 훼손시킨다. 골프관광은 의식 문제다. 반값골프장을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동탄신도시2지구는 골프장들은 놔두고 농민들 땅만 수용키로 해 특혜 시비가 이는 가운데 주민들의 세찬 반발을 사고 있다. 골프, 골프장은 이래저래 말썽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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