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솔직한 사과, 주민 신뢰 얻는다

“공무원과 수십차례 대화를 나눴지만 삼송지구 세입자를 위해 도와준 게 하나도 없이 앵무새 같이 같은 이야기들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삼송지구 세입자연합대책위 부위원장의 거친 질문내용이다.

최근 강현석 고양시장의 창릉동 방문 간담회 석상. 강 시장에게 매서운 질문들이 쏟아지며 일순간 장내가 웅성거렸다. 그러나 그순간 강 시장은 예의 조용한 말투로 분위기를 풀어 나갔다. 시장의 첫마디는 단순했다.

“세입자들과 영세민들의 어려움을 헤아리지 못함을 인정하며 사과드립니다.” 강 시장은 그러면서도 자치단체가 해결하기 어려운 사항에 대해선 단호하게 “안된다”고 밝혔다.

이런 강 시장의 솔직하고 원칙있은 태도가 오히려 주민들에게는 믿음과 신뢰를 심어 주는듯 했다.

더욱이 이날 방문은 형식적인 모임으로 그치지 않았다는데 더 높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평소 주민들이 하고 싶었던 말들을 시장 앞에서 다 토해내는데도 제지하지 않고 이를 청취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민들이 답답함을 풀었다면 이것 또한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민원이 해결되든, 안되든 시장 앞에서 주민들이 하고픈 말을 있는대로 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시장을 수행한 관계자의 부족한 설명이었다. 이들 대답에 반발하며 웅성거림에서 국·과장들이 그동안 얼마나 실망을 줬으면 이럴까 안타까움이 앞섰다.

평소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들에게 어떻게 대했길래 시장이 방문한 자리에서 관계자들을 면박하고 성토하고 나섰을까. 공복으로서 진정 주민들을 위한 자세를 가졌는지 되묻고 싶을 따름이다.

아무튼 동간담회는 계속되고 있다. 아쉬움이 병행되고 있지만 주민들의 여론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는 장으로 거듭 나 고양 발전에 기여하길 바랄 뿐이다.

이 승 환 lsh@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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