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인도 국민의 선조는 인도아리아(Indo Arya)인이다. 중앙아시아 초원에서 반농반목 생활을 하던 이들이 인도의 서북쪽에 침입한 것은 BC 1000년 경이다. 인더스강 상류에 정착한 인도아리아인들이 점차 각지로 흩어진 그 후손이 오늘의 인도 국민이다.

그런데 옛 인도아리안들이 쓴 말이 속어(俗語)에 대칭되는 아어(雅語), 즉 고급어로 산스크리트(Sanskrit)라고 한다. 범어 또는 천축어라고도 한다. 인도의 불경이나 인도 고대문학은 거의 산스크리트 문자로 기록됐다.

싱가포르(Singapore)는 산스크리트어로 사자인 singha와 거리인 Pura의 합성어 Singhapura가 진화한 것으로 ‘사자의 거리’란 뜻이다. 싱가포르의 섬 형태가 사자 모양을 닮은데서 유래됐다.

그러나 동남아 말레이반도 남단 적도 부근에 있는 싱가포르 섬은 과거가 평탄치 않다. 1819년 영국령이 되어 1959년 연안방 자치국이 됐다가, 1963년 말레이시아 연방의 주(洲)로 편입됐으나 인종 및 경제적 대립끝에 지금의 독립국가가 된 게 1965년이다.

싱가포르섬, 크리스마스섬, 코코스 군도 등으로 구성된 싱가포르는 580㎢ 면적에 인구가 약 300만명인 도시국가다. 공용어는 말레이어·중국어·타밀어(인도 공용어) 등으로 화교가 주류를 이룬 가운데 다인종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여러 공용어를 쓰는 다인종 사회의 자그만한 이 도시국가가 높은 소득과 안정된 사회질서로 세계 어느 나라 부럽지 않은 지상낙원을 건설했다. 천연자원도 공통문화도 없는 싱가포르가 성공한 나라가 된 것은 세계적인 모델 케이스다.

리콴유(李光耀·84)는 1965년 독립 당시부터 1990년까지 총리직에 있으면서 부자 나라를 만든 최고 지도자다. ‘국가 생존전략으로 뭣이 필요한 가를 부단히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의 흐름을 읽는 개방적 실용주의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데올로기로부터 해방되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성장동력인 엘리트주의와 사회주역인 대중주의의 공존을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요지의 IHT 인터뷰는 국내 정치권이 곱씹어 볼만하다.

우리도 다인종 사회로 가곤 있지만 싱가포르와는 사정이 다르다. 공용어가 아닌 단일어다. 땅도 더 크고 인구도 많은 게 싱가포르는 비교가 안된다. 우리가 싱가포르보다 못할 이유가 없는데도 못한 게 현실이다. 한국도 큰 나라는 아니다.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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