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잡배아

동물의 난자에 인간의 정자, 인간의 난자에 동물의 정자를 주입하는 것을 교잡배아라고 한다. 이를테면 체외 수간(獸姦)인 것이다. 외신은 영국 정부가 이같은 교잡배아를 극히 한정된 연구진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승인했다고 한다.

교잡배아로 뇌졸중 파킨슨병 등 치료법 개발에 필요한 줄기세포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동물의 난자나 정자는 유전물질을 99.5% 제거한다지만 남은 DNA 0.5%는 결국 동물의 특성을 지닌다. 동물의 특성이 0.5% 남긴해도 수정은 아니다. 인간과 동물은 염색체가 다르므로 수정이 안 된다. 교잡배아로 얻어지는 줄기세포는 식물성이다.

이렇긴 해도 신화나 전설속의 반인반수(半人半獸) 괴물이 생각된다. 인어는 전설적 괴미인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명의 케이론은 반인반마(半人半馬)다.

품종계통이 다른 암수의 교배가 교잡이다. 교잡육종법이 있다. 교잡에 의한 변이를 창출, 서로 좋은 장점으로만 새 육종을 이루는 것으로 동식물의 품종개량 방법으로 쓰인다. 동식물은 그런다 해도 인간과 동물의 교잡배아는 참 황당하다.

생명윤리의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특성을 훼손하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것은 종교계를 중심으로 하는 반대론의 주장이라고 외신은 전한다. 반면에 과학자를 중심으로한 옹호론은 “인간에게 혜택이 돌아오는 연구를 막는 것이야말로 비윤리적이다”라고 반박한다는 것이다.

그럼, 옹호론자에게 묻고싶은 게 있다. 도대체 동물의 난자나 정자를 주입할 인간의 정자나 난자를 어떻게 구하느냐는 것이다. 설마한들 동물의 난자와 교잡할 인간의 정자를, 또 동물의 정자와 교잡할 인간의 난자를 알고 제공할 사람은 있을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불로장생(不老長生)의 불사약을 구하는데 혈안이 되어 천금도 아끼지 않았던 진시황은 나이 불과 50에 죽었다. 사람이 살면서 건강은 챙겨야겠지만 많아야 백년도 못산다. 인간과 동물의 교잡배아로 만든 줄기세포로 난치병 치료법을 개발한다 해도 어차피 천수를 거역할 수는 없다. 신(神)의 섭리를 어기는 왜곡된 과학문명의 발달이 인간에게 되레 재앙을 안겨주지 않을까 걱정된다./ 임양은 주필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