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후지TV에 방영된 APF 기자 나가이 겐지 씨(50)의 동영상이 일본 열도를 울렸다. 미얀마 시위현장에서 진압군의 총탄에 맞은 그의 오른쪽 가슴은 선혈이 낭자했다. 길에 쓰러진 채 한 손으로 치켜든 카메라 랜즈는 여전히 시위 군중을 향했다. 그러나 카메라를 쥔 오른 손이 이내 맥없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숨진 것이다.
주검을 눈앞에 둔 순간까지도 잃지않은 직업정신은 가히 초인적이다. 총상의 가슴을 공포감 속에 부여앉고 구원을 청하는 것이 통상이다. 이와 거리가 먼 그는 그 순간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정말 위대하다.
미얀마의 과거는 순탄치 않다. 영국에게 왕국이 멸망당해 인도와 합병된 1886년 이후 1937년 인도로부터 분리되어 영국의 직할식민지가 됐다. 1948년 독립했으나 약 20년 째 군정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받고 있다.
나가이 씨가 숨진 양곤의 시위도시는 원래 미얀마어로 얀둔(Yandoon)이다. 1755년 알랑파야 왕국이 이 지방을 정복하고는 얀곤(Yangon)이라고 명명한데서 유래한다. ‘적의가 없다’ ‘전쟁은 끝났다’는 의미의 얀곤이 얀둔이 되어 양곤이 된 것이다.
국기의 좌상 모서리 청색 바탕은 평화에 대한 염원을 상징한다. 흰색 톱니바퀴는 노동자 농민, 14개의 별은 7개 주와 7개 지방을 뜻한다. 적색은 단결 등의 표상이다.
그 옛날 ‘전쟁은 끝났다’고 한 평화의 도시 양곤에서 연일 유혈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젊은 승려들이 중심이 된 젊은층이 군부에 저항, 새찬 민주화운동을 벌이고 있다. 미얀마는 전통적인 불교국가다. ‘원로 스님들은 군부에 매수당해 믿을 수 없다’면서 젊은 스님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미얀마판 4·19 의거’다.
미얀마 군부는 이미 많은 시위 군중을 살상한 것으로 외신은 전한다. 군부 발표는 축소한 숫자라는 것이다. 장막에 가려진 양곤의 시위에 국제사회의 인도적 관심이 촉구된다. 나가이 씨는 그 가운데서 희생된 사람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가는 사람이 없으니까 가야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분쟁지역을 마다않는 기자 정신이 존경스럽다. 부럽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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