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개역개정판 성경 중 시급히 고쳐야 할 곳이 5천군데, 잘 번역된 성경을 오히려 틀리게 번역한 것이 700여 곳이나 된다고 한다. 개역개정판 성경은 1998년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예배용 성경으로 공식 결정한 뒤 지금 대다수 한국교회가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표준 성경’이다 하지만 예장 통합, 합동, 대신 총합 일부 노회의 ‘헌의안’에 따르면 같은 단어의 일관성 없는 번역으로 인한 통일성 논란, 누락과 첨가, 문법상 오류, 원문 오류가 있다고 한다. 예컨대 개역성경 창세기 14장 16절의 ‘인민(영어성경 people)을 ‘친척’으로 번역해 아브라함을 아주 이기적이며 탐욕적인 인물로 묘사했다. ‘골짜기에 …포도송이가 달린’ (민 13:23)은 단수를 나타내는 ‘골짜기에 … 포도 한 송이 달린’이어야 하며 ‘그가 주신 복을 내가 돌이키지 않으리라’(민23:29)는 ‘그가 하신 축복을 내가 돌이킬 수 없도다’가 맞고 ‘너희가 여호와께서 원하시는 … 서원물을 가져가고’(신12:11)는 ‘너희가 여호와께 서원하는 … 서원물을 가져가고’가 옳다고 한다.
지금의 개역개정판이 된 개역한글판(1956)은 1960년대부터 개정 논의가 시작돼 1983년부터 개정을 착수했다. 그후 10년 간 원고 작업을 거쳐 1993년, 17개 교단에서 파송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개정감수위원회가 4년 간 157회의 독회와 토론을 거쳐 개정 원고를 감수했다. 이후 1천600명 이상의 교계 인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1998년 개역개정판을 출간했다. 예장 통합은 1999년 총회에서 개역개정판을 공식 사용하기로 했고, 예장 합동도 2005년 사용을 결의한 바 있다.
지난해엔 예장 고신과 예장 합동정통이 동참하면서 대다수 교단이 개역개정판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개역개정판이 한국교회의 예배용 성경으로 결정되기까지 들여온 노력을 뒤로하고 당장 폐기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대 변화로 고어투의 말은 현대어로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교계전반에 형성됐고, 교회의 미래를 생각할 때 큰 테두리 안에서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역작업, 특히 성경은 특성상 개정하고 난 뒤에도 미흡한 부분은 수정한다. 지속적인 번역 작업이 당연한 이유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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