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은 김대중, 노무현 등 전·현직 대통령의 영향력만으로 된 게 아니다. 1972년 사상과 이념을 초월, 민족적 대단결과 화합을 다짐한 7·4남북공동성명이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 발표됐다. 서울~평양간 직통전화가 개설되고 남북적십자회담이 시작됐다. 남북조절위원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1994년 7월8일 김일성 주석의 돌연한 유고가 없었던들 같은 달 7월25일 김영삼 대통령과 김 주석의 정상회담이 예정돼있어 2000년 김대중-김정일 회담보다 6년 앞당겨 있었다.
북진통일도, 남조선해방도 다 거부되는 것은 전쟁이기 때문이다. 그같은 전쟁을 피하려면 대화를 해야하고 그 중에도 정상간 대화가 가장 좋다. 대화를 하다보면 좀 잘 사는데서 못사는 곳에 퍼주게도 된다. 돈을 주고 평화를 사는 셈이 되지만, 전쟁을 하는 것과 비할 바가 아니다. 통일비용을 선불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퍼주긴 해도 퍼주는 틈새로 자유의 바람이 들어가고 있다.
꼴불견은 객꾼들의 잡소리다. 이번 2차 정상회담에도 많은 사람들이 특별수행원으로 다녀왔다. 문희상 의원(대통합민주신당)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열린우리당 의장도 했다. 그가 “몇 달 후 큰 일이 터질 게 있다”고 했다.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평양 다녀온 얘길하면서 그런 소릴 했다.
긴장한 기자들이 더 물었으나 (대통령과)“서로 이야기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농담이라는 것이다. “터질 게 있긴 뭐가 있느냐”고 했다는 것이다. 평양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환담할 시간도 갖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은근히 또 뭐가 있는 것처럼 해보이는 모양이다.
정치인들 하는 짓이 원래 구렁이 담넘는 듯 하지만 너무 심하다. 화제는 다른 것도 아닌 남북 문제다. 남북 문젤 두고 농지꺼리나 하고 자기 과시용으로 내세우는 것은 양식을 의심케 한다. 그런데 문희상 의원 같은 특별수행원들이 적잖다.
남북 관계에 공치사 삼길 좋아하는 족속들은 좀 자중할 필요가 있다. 김대중, 노무현의 전매 특허가 아니다. 박정희, 김영삼 시절부터 갈고 뿌린 밑거름이 깔려있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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