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낚시 납회

낚시동호인들에게 10월은 납회(納會)의 달이다. 이른 봄이 시조(始釣)의 계절이면 늦은 가을은 납회의 계절인 것이다. 설레임 속에 시조로 시작된 낚시를 아쉬움속에 마감하는 것이 납회다.

낚시도 여러가지다. 저수지낚시가 있고 강낚시가 있고 바다낚시가 있다. 흔히 낚시를 사냥과 비유하여 저수지낚시는 참새잡이, 강낚시는 꿩잡이, 바다낚시는 짐승잡이로 비유한다. 바다낚시도 토끼잡이 같은 갯바위낚시가 있는가 하면 노루잡이 같은 어선낚시가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낚시의 정수는 저수지낚시다. 낚시는 입질에 이은 챔질의 타이밍이 요체다. 낚시의 묘미가 이에 있다. 이에 비하면 바다낚시는 이런 묘미가 없다. 고기가 미끼를 삼킨 것을 건지는 것에 불과한 것이 바다낚시다.

민물에서도 미끼가 아닌 모조미끼를 쓰는 루어 낚시는 사기다. 그런데 붕어는 모조 미끼에 속지 않는다. 베스 같은 외래어종이 루어낚시에 많이 걸리는데 외래어종은 없애야 한다. 베스 말고도 향어나 떡붕어 등은 추방돼야 할 외래어종이다.

전통적 전래낚시의 대상은 토종붕어다. 잉어는 붕어 다음 순이다. 토종붕어가 점점 귀해져 간다. 준척이나 월척급 붕어는 약재에 버금간다. 매운탕으로 끓이면 약재를 닳인 것처럼 보양효과도 있지만 뭣보다 맛이 일품이다. 물고기는 원래 바닷고기보다 민물고기 맛이 더 좋다. 민물고기의 깊은 맛이나 졸깃졸깃한 맛이 바닷고기는 비교가 안 된다.

민물고기 중에서도 토종붕어를 으뜸으로 치는 것은 월척이란 말을 토종붕어에만 쓰는 연유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토종붕어가 월척이 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자라야 한다. 그런데 외래 어종인 떡붕어는 3년이면 월척이 된다. 떡붕어는 이래서 월척의 가치가 있을 수 없다. 잉어도 3~4년만 지나면 30㎝가 넘는다. 드라마 같은에서 더러 바닷고기를 두고 월척이란 말을 쓰는 걸 보는데 이건 정말 무식한 소리다.

납회 또한 월척의 자긍심을 지닌 토종붕어 낚시에만 해당된다. 겨울철 빙상낚시로 붕어를 잡기도 하지만 정도가 아니다. 내년 봄 시조의 계절까지 기다릴 줄 아는 것이 낚시의 도락을 아는 자세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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