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인을 퍼스트 레이디라고 한다. 그것은 관직이 아니다. 대통령의 부인이기 때문에 대접받는 다만 예우일 뿐이다. 그런데도 퍼스트 레이디가 좋은 것은 나라 안팎으로 대접받는 예우가 대통령에 버금갈 만큼 극진하기 때문이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부인 세실리아 여사가 그 좋은 퍼스트 레이디 자릴 헌신짝 버리듯이 대통령과 이혼했다하여 화제다. 하긴, 그녀는 대통령 부인 노릇을 거부했다. 지난 6월엔 독일서 열린 주요 8개국정상회담 때 딸의 생일을 챙겨야 한다면서 혼자 귀국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여름 휴가에 초대한 것도 아프다는 꾀병을 핑계로 거부했다.
사르코지·세실리아 커플이 총각 처녀로 만난 것은 아니다. 11년전 둘이 결혼했을 적엔 이혼남·이혼녀의 처지였다. 사르코지도 세실리아도 전처 전부와의 사이에 낳은 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또 둘 사이에 낳은 딸이 또 있다.
2005년 어쩌다가 별거로 들어가면서 사르코지가 바람을 피우자 세실리아도 맞바람을 피웠다. 별거에서 다시 동거로 들어간 것은 프랑스 대선을 앞둔 지난 1월이다. 그리고는 이번에 합의 이혼이 정식으로 대통령궁에서 발표됐다.
세실리아가 사르코지와의 별거에서 동거로 들어간 것은 남편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한 정략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남편에 대한 마지막 선물일뿐, 그녀는 대통령 영부인 자릴 원하지 않았다. 대통령 관저인 엘레제궁 생활을 갇혀있는 생활로 비유했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인턴 직원인 르윈스키와 염문을 뿌려 가정적으로 위기에 처했을 적에 세인은 힐러리를 주목했다. 힐러리가 별거나 이혼을 요구할 것인지 아닌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그러나 힐러리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남편을 용서했다. 그것은 남편에 대한 사랑이기도 했지만, 남편의 후광을 얻어 정계 진출의 야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지금 상원의원이 되어 차기 대통령으로 촉망받고 있다.
그러나 세실리아는 아무 야망없이 프랑스 대통령 부인 자릴 박찼다. 자유분방한 그녀가 앞으로 어떤 생활을 할지 궁금하다. 프랑스는 참 묘한 나라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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