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진보 그 딜레마를 묻다

한국현대사진전

통과 진보의 기로에서 선 한국 현대사진의 역사적인 진화와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 현대사진 10인展 ‘전통과 진보-그 딜레마를 묻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한국 사진의 역사적 진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 작가들로 작품을 통해 사진적 전통을 따르면서 과거와 현재의 점이적 위치에 서서 절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가들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기본적으로 사진적 전통을 따르고 있으나 형식에서는 작가 나름대로의 창조적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작품활동은 한국 사진이 서구 현대 사진의 형식과 내용을 접목시키는 과도기인 1990년대부터 실질적으로 활성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통 다큐멘터리로 간주되는 작가 강용석의 전쟁 기념물 사진들은 과거와 현실 그리고 함축적인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보여주면서 현 시대에 있어 한국전쟁에 대한 우리들의 집단기억과 정체성의 문제에 관해 의문을 던진다.

작가 이상일과 권태균 역시 산업화의 진행과정에서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일상의 ‘결정적 순간’을 보여준다. 사진을 그림의 상황설정을 위한 재현도구로 활용해 현실의 작은 틈 사이에 숨겨진 모호한 공간을 들추어내는 작가 강홍구의 사진은 도시화의 진행 과정에서 이미 알면서도 인식하지 못한 을씨년스럽고 음울한 장면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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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특수성을 재현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이 작가들의 작품들은 반세기 한국 현대사진의 역사적 흔적임과 동시에 오늘날 현대사진의 자화상이다. 모든 진보는 전통과 진보, 형식과 개념 그리고 연출과 순수의 조화를 위함으로 이들의 어울림은 의심할 바 없는 창조적 진화로서 새로운 미래를 여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이에 이 전시회의 의미가 있다.

/김창우기자· <사진제공> 한미사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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