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부대 철군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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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라크 전쟁에는 27개 나라 17만800여명이 파병돼 있지만, 100명 이상 병력이 남아 있는 나라는 13개국 뿐이다. 한국군은 파병규모 면에서 그루지야에 이어 네번째다. 몰도바 11명 등 100명 미만 국가가 14개국이다. 미군을 빼면 외국군은 1만3천여명이 남아, 2003년 이리크전 개전 직후 한때 5만명까지 이르던 것에 비하면 4명 가운데 3명이 떠난 셈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미군을 내년 여름까지 최대 3만명 감축하는 데이비드 페트로스 사령관의 건의를 승인했다. 올해 크리스마스까지 5천700명을 철수하고. 내년 3월까진 4개 전투여단 최소 2만1천500명을 추가로 철수할 계획이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2009년 1월까지 2만명 정도의 병력을 더 철수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미 하원은 지난 2일 미군의 철수안을 촉구하는 초당파 법안을 압도적 다수로 통과시켰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라크 내전을 심판 볼 필요는 없다. 이라크인이 나라를 어떻게 안정시킬지는 그들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취임 60일 안에 미군 철수를 개시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4만5천명의 병력을 파견한 영국도 현재 4천900여명이 남아 있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지난 8일 의회에서 내년 봄까지 병력을 2천5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내년 연말까지 전면 철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브라운 총리는 “이라크인들이 이제 스스로 보안 책임을 떠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이라크에선 철수하고 항공자위대 199명이 쿠웨이트에서 수송 등을 간접 지원하고 있지만 제1야당 민주당이 철구를 요구하고 있다. 그루지야도 1천900명의 병력을 내년 여름까지 300여명 수준으로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니카라과·스페인·온두라스·필리핀·타이·뉴질랜드 등은 2000년, 포르투갈·네덜란드·헝가리·노르웨이는 2005년, 이탈리아는 지난해 11월 철군했다. 우리나라는 23일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명분으로 내세워 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 파병을 1년간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대선후보자 중 이명박·이인제는 찬성하고 정동영·문국현·권영길은 반대했다.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지만, 한국도 할 만큼 했다. 파병 연장은 철회해야 한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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