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손학규를 보면 안타깝다. 경기도지사를 지낸 지역 연고로 보아 그렇다. 또 대통령 후보감으로는 잘 정리된 사람 중 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가 한나라당을 뛰쳐나가 범여권 사람들 하고 같이 있는 화면을 보면 생뚱같은 생각이 든다는 사람이 많다. 기왕 대통령 후보가 되기위해 탈당의 비난을 감수했으면 뜻을 이루었으면 좋았을 걸 안됐다는 사람들도 많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이 됐다. 이해찬, 김근태 의원과 공동위원장인 것이다. 손학규가 정동영의 선거대책위원장이란 것도 좀 이상해 보인다. 결국은 신당의 불쏘시개 역할로 끝났다.
손학규로서는 지금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경선에서 밀린 마당에 불복도, 탈당도 할 수 없다.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도 사양할 처지가 못된다. 당내 입지가 공고한 것도 아니다. 이해찬이 ‘친노’인데 비해 정동영은 ‘비노’였고 손학규는 유일한 ‘반노’였다.
졸지에 이상한 입장이 되어버린 그의 정치적 미래를 내다보기는 난해하다. 역시 어렵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기회가 아주 없진 않을 것 같다. 오는 12월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어차피 정계 개편은 불가피하다. 어느 정당, 누가 집권을 하든 정치권 판도에 지각변화가 올 것이다.
국회의원도 아닌 백두다. 정치적 재기를 위해서는 내년 총선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는 것이 첩경이다. 그가 이를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 진 아직 미지수다.
대선 행보에 보인 착오는 탈당이 원죄다. 비판은 가능하다. 그러나 경기도 출신의 정치인이 대권 도전에 나선 건 그가 유일하다. 비판은 하더라도 욕은 하지않는 것이 지역 인심일 것이다.
그런데 욕하는 이들이 없지않다. 그것도 할만한 이들이 하는 것은 그렇다 해도, 해선 안될 사람들이 그러는 것을 보면 염량세태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손학규가 도지사로 있을 적에 도움을 받았던 분들이 더러 해선 안될 소리를 하는 것을 보기 때문인 것이다.
“남편의 정치 인생에서 가정적으로 가장 안정되고 행복했던 것은 장관이나 국회의원이던 때가 아니고, 경기도지사를 지낸 지난 4년이었습니다”라고 했다. 그의 부인이 어느 좌석에서 술회한 말이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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