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텔레비전 광고는 아나운서가 직접 상품을 들고 말하며 소개했다. 1956년 한국 텔레비전 방송의 효시인 HLKZ-TV 시절이다. 민간자본으로 출범한 HLKZ-TV는 하루 2시간씩 방영했다.
텔레비전 광고에 CF가 등장해 활성화하기 시작한 것은 영상과 음향의 저장 및 재생, 즉 녹화가 가능한 VTR 카메라가 나오고 나서다. 이 때가 1965년이다.
VTR은 텔레비전 방송에 혁명을 가져왔다. 그 전에는 드라마 같은 것도 생방송으로 했다. NG가 나도 그대로 진행됐다. 당시의 드라마는 모두 단막극이다. 영상과 음향을 저장할 수 없어 연속극은 있을 수가 없었다. 연속극 또한 녹화방송이 가능한 VTR이 나오고 나서 시작됐다.
정보화시대 들어 CF는 더욱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컴퓨터 그래픽의 현란한 기능은 CF의 구도를 바꿔놨다. 그런데 문제다. CF 홍수시대다. 텔레비전 수상기에 넘쳐나는 것이 광고다. ‘듣기좋은 꽃노래도 석자리 반이다’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CF도 시간마다 되풀이 되는 덴 짜증이 안 날수 없다. “광고 때문에 텔레비전을 못보겠다”는 시청자들의 불평이 많다.
언론기본법이란 게 있었다. 제5공화국의 전두환 정권이 만들어낸 것으로 악법이다. 거기에 텔레비전 방송의 광고 방영규정이 있었다. 광고 방영을 1일 방영 시간대의 100분의 8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언론기본법은 그뒤 물론 폐지됐다.
지금의 광고 방영시간이 1일 방영시간대에 비해 얼마나 되는 진 잘 알 수 없다. 잘 알 수 없어도 100분의 8을 넘는 건 거의 분명하다. 악법이었던 언론기본법이 있을 때보다 시청자들이 더 텔레비전 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지상파 방송, KBS·MBC·SBS 등 TV에 중간광고가 나오면 지금은 또 약과다. 토막광고 앞뒤로 프로그램 제공 광고가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끝날 때마다 나오는 것도 모자라, 프로그램 중간에 불쑥 튀어나오는 광고를 또 지겹도록 봐야 하는 것이다.
지방파 방송의 중간광고는 연간 4천593억원의 수입을 더 늘리게 된다. 방송사들은 해마다 300억원에서 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고도, 이런 중간광고 수익을 보는 것이다. 중간광고는 일반광고보다 더 비싸다.
방송위원회는 이 정권말에 중간광고를 확실하게 대못질할 요량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청자 주권은 실종됐다. 시청자들을 보여주는대로 보는 방송사의 노예로 보고 있는 것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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