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성원의 대중가요 NOW!
올 겨울 여성들의 패션유행은 래깅스라고 한다. 지난해부터 여성들이 간간이 입고 다닌 래깅스가 찬바람이 불면서 여성의 다리도 보호해 주는 보온의 효과를 나타내며 삽시간에 번져 래깅스 차림의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패션을 누가 유행시켰을까. 팝가수 마돈나다. 1987년 그녀가 출연한 영화 ‘Who’s That Girl?’의 비디오클립을 보면 스커트 안에 레이스 액센트가 들어간 흰 래깅스를 입고 나왔다. 당시 팬들은 웬 내복(?)이냐며 의아해 했었는데, 마돈나 이후 패션계에선 마돈나 룩(Madonna Look)이란 용어까지 나왔는가 하면 ‘워나 비(Wanna Be)’족까지 등장했다. 즉 마돈나처럼 되고 싶다는 표현이다.
이처럼 팝스타가 패션을 이끈 게 어제 오늘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영화배우나 가수는 자라나는 청소년들한테 선망의 대상이고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거리가 되고 나아가 그들이 어떤 헤어스타일을 했는지, 무슨 옷차림을 했는지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청바지하면 제임스 딘이 생각나지만 초창기 엘비스 프레슬리 영화에서도 청바지를 여러차례 입고 나온다. 1964년 비틀즈 선풍이 일어나면서 더벅머리(머지룸 컷=비틀즈 고향 리버풀에 흐르는 머지강에서 유래함) 등이 유행했다. 1960년대 후반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미니(Mini) 스커트 선풍도 영국의 패션모델 틔기가 원조지만 실제로 유행을 주도한 것은 영국의 팝가수 실라 블랙과 룰루였으며 우리나라에는 1969년 해외에서 활동하던 윤복희가 귀국무대에서 입고나와 삽시간에 번져 나갔다. 히피바람이 불면서 조언 바에즈나 멜라니 사프카 등에 영향을 받아 여성의 긴 생머리와 판탈롱 바지가 유행했었다. 1970년대는 펑크 룩(Punk Look)이 나타났다. 1980년대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베이시티 롤러스가 등장하면서 스코티시 룩(Scottish Look)이 유행했다. 스코틀랜드의 전통적인 무늬인 타탄 체크 무늬로 된 재킷, 피셔맨 스웨터, 트위드 팬츠가 나오고 유니섹스 모드가 캐쥬얼로 일반화됐다. 듀란듀란은 이와는 정반대로 세련되고 깔끔한 외모로 항상 정장 차림에 잘 다듬어진 머리에 염색을 하고 노랑, 오렌지 분홍 등 강렬한 색상의 셔츠 등의 보헤미안 룩(Bohemian Look)으로 한껏 멋을 부렸다.
이럴 즈음 국내에선 이선희 출연 이후 여자들의 바지차림이 크게 번졌고 조용필이 화려한 색상의 양복을 입으면서 유행이 됐으며 서태지 신드롬이 일면서 운동모자와 반바지, 배낭 등이 유행하고 이때부터 남자들의 염색이 널리 유행했다. 이같은 현상들은 과거 듣는 음악에서 보여주는 음악으로 바뀐 추세로 또 가수들이 저마다 자신만의 이미지와 뭔가를 보여주려는 태도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이를 따르는 팬이 있는 한 음악과 패션의 함수관계는 앞으로 더욱 밀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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