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취미 벽이 만들어 낸 업적
근대의 인문적 시각문화를 되짚어 현대를 알고자 노력해온 일민미술관에서는 무허 정해창선생 탄생 100년을 맞아 ‘벽(癖)의 예찬, 근대인 정해창을 말하다’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한 개인이 당시에 일으킨 센세이션과 후대에 미친 역량을 살펴보고자 마련됐다.
일민미술관은 1929년 우리나라 최초로 예술사진개인전람회를 열었던 무허(無虛) 정해창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지난달 9일부터 내년 2월3일까지 기념전시회를 갖는다.
작가는 사진가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 서예 및 전각의 양대가였던 위창 오세창과 성재 김태석에게 사사한 후 서예가, 전각가로 활동했으며 해방 이후에는 금석학 연구 및 불교미술사 연구에 전념하면서 미술평론가로 활동했다. 이처럼 다양한 취미벽을 가진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 근대지식인의 한 전형을 살펴보고, 딜레탕트의 한계를 넘어 취미를 벽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번에 출품되는 작품수는 선생이 직접 인화한 오리지널사진(빈티지프린트) 120점과 사진첩 7권(불교미술사진첩 5권 포함)을 비롯하여, 서예작품 12점(복제사진 4점 포함)과 인보집 25권(오세창 인보 등 5권의 소장본 포함) 그리고 인보에서 선별하여 출력한 인장의 인영(印影) 30방 등이다. 이 밖에도 정해창 소장의 금석학, 미술사, 전각 관련 서책 및 서예·전각 관련 도구와 유품 등을 함께 전시됐다.
빈티지프린트는 그의 예술사진 활동 시기의 작품들을 1941년경에 4권의 사진첩으로 정리하면서 인화한 것으로 당시 활동한 사진가로서는 전무후무한 실물사진들이다. 또 500여점에 이르는 선생의 사진자료는 중요한 근대기록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5권의 불교미술사진첩에는 1953~1957년 사이에 전국을 답사하면서 촬영한 총 2천여점의 사찰문화재 관련 사진들이 내용별로 정리돼 있어 사진으로 보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 할 정도로 귀중하다.
/글 김창우기자· <자료제공> 일민미술관 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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