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체벌을 체벌로 인정할 수 없다”며 억울한 속내를 메모에 남긴 채 집을 떠났던 여중생 4명이 6일만에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 여학생 가출사건(?)은 몇가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여중생 4명의 가출 동기는 이랬다. 이들은 최근 후배로부터 용돈을 빼앗았고 화장을 하고 다닌다고 교사에게 적발됐으며 이를 목격한 교사에 의해 체벌받았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얼굴에 바른 화장품을 지워주기 위해 수건을 이용해 얼굴을 닦아 줬고, 손톱의 메니큐어를 지우기 위해 아세톤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학생들은 메모를 통해 “체벌을 가한 교사가 걸레로 얼굴을 닦았으며 걸레에는 아세톤이 묻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만 체벌방법은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는데 있다. 안산교육청은 학생들이 교사의 체벌 방법에 반발하며 가출한 뒤 5일이 지나도록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대통령선거 때문에, 행사가 많아서”라고 둘러 대는 무성의를 보였다.
교육당국의 안중에는 문제의 학생 몇명이 가출한 게 별로 대수롭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래사회를 주도할 글로벌 인재 육성의 장’를 외치는 안산교육청이 과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학교측은 가출한 여학생들을 찾기보다는 교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펼쳐 가출한 여학생들의 체벌 수위가 가출한 여학생들이 주장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를 확보하는데 급급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아무튼 여학생들은 무사히 돌아왔다.
잘못된 학생들에 대한 체벌은 필요하지만 사랑이 담긴 체벌과 그렇지 않은 체벌은 당사자인 학생들이 먼저 알고 있음을 교사들은 알아야 한다. kjwoon@kgib.co.kr
구재원 <제2사회부 안산>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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