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해발 2천744m의 백두산은 고대 명칭이 태백산으로 단군 신화가 서린 민족의 영산이다. 최고봉인 병사봉에는 칼데라호인 천지가 있어 압록강과 두만강의 발원지를 이룬다. 칼데라호란 커다란 솥모양이라는 뜻으로 지형이 화산체에 생긴 분화구보다 더 크게 움푹 파였다. 천지 둘레는 약 12㎞며 최대 수심은 312.7m다.

물고기가 살지못한 것으로 알려진 배두산 천지에서 괴물이 나왔다고 하여 야단들이다. 중국은 지난해 천지에서 물범을 연상케하는 괴물을 보았다는 자국인들의 목격담을 토대로 ‘텐츠과이과이’(天池怪怪)란 이름까지 지어 백두산 관광홍보에 마스코트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북의 한 생물학자는 괴물이 아니고 48년전에 자신이 천지에 넣은 산천어일 것이라고 말한걸로 전한다. 1960년 여름에 산천어 9마리를 천지에 방류했는데 지난 2000년 측정한 산천어 길이가 85㎝에 무게가 7.7㎏이었다는 것이다. 서식 환경이 다름에 따라 보통 산천어보다 4배가량 크고, 생긴 모습도 변화된 새로운 생태형이어서 물범으로 보았을 가능성이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국 근 50년 전에 방류한 산천어가 번식했다는 얘기인데 드넓은 천지에서 산천어를 잡아 측정했다는 것도 기이하고, 산천어를 물범으로 보았을 것이라는 것도 기이하다. 그 생물학자는 천지에 붕어도 16마리를 함께 놔주었다는데, 붕어는 살 수 없었던 것인지 이에 대한 뒷말은 없다.

백두산은 원래 한반도 땅이었던 것을 북측이 1953년 한국전쟁 정전직후, 중국이 참전해준 대가로 천지를 양등분한 일부를 할양해 반쪽은 중국땅이 됐다. 간도도 예전엔 우리땅인 마당에 백두산 반쪽의 국토마저 중국에 넘겨준 것이다.

그동안 많은 국내 사람들이 찾은 백두산 천지 관광길은 중국땅이 된 백두산을 통해 다녀온 것이다. 중국 지도는 백두산을 ‘창바이’(長白)라고 하여 자국의 영토로 표기해놓고 있다.

현대와 북측 당국간에 백두산 관광직항로가 타결되어 아마 올 봄부턴 중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백두산 천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천지에 정말 물고기가 살고 있는지도 머지않아 확인되겠지만, 중국의 괴물 소동은 아무래도 관광 상술인 것 같기만 하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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