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교육청의 이상한(?) 결정

구재원 <제2사회부/안산> kjw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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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교육청이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자는 기업의 제안에 이어 이들에게 외국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해당 자치단체의 제안까지 잇따라 거절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안산교육청이 표방하고 있는 ‘미래사회를 주도할 글로벌 인재 육성의 장’이라는 취지와 달리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한 우려를 먼저 생각해 처음부터 아예 복지부동으로 일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산교육청은 지난해 5월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 100명에게 교복을 기증하자는 교복 생산기업의 제안에 “특정 기업의 제품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받아 들이지 않았다. 이어 안산시가 지난해말 기초생활 수급가정 자녀 등 외국문화를 체험할 기회가 적은 학생들을 선발, 자매도시인 중국 안산시 방문을 제안했으나, 안산교육청의 답변은 “검토해보겠다”가 전부였다.

안산시는 예산 수천만원이 투입되는 이번 체험을 통해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외국문화 체험기회를 주고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동기를 부여해 주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안산교육청은 이에 대해 “검토란 의미는 초등학생들에 대한 외국 연수가 규정에 있는지 알아보겠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평생 외국문화 체험기회가 없는 기초생활 수급가정 자녀들에게는 안타까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안산교육청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어려운 가정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곧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가정환경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은 교육기관의 호들갑이나 생색내기용 프로그램이 아닌, 자신들도 똑같은 교육을 받고 있다는 그런 훈훈한 마음의 교육을 희망하고 있음을 안산교육청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kjwo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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