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그립다 - 권곡명

속살스럽게 인정 많으셨던

그렇게 자상하시던 어머님

곁에 안 계시니

가슴 시리게 그립다.

낡은 소쿠리 찌그러진 냄비들

어머님의 살림살이

가만가만 들여다보면

질곡의 세월이 휘돌아 보인다.

봄쑥 뜯어

살짝 데쳐 쑥절편 빚어보니

거친 손마디 엮어 들쑥 다듬어 주시던

어머님의 잔잔한 미소가 곁에 맴돈다.

까슬한 손등에

툭툭 불거진 푸른 정맥,

짜글짜글 핏기 없으셨던

얼굴이 그립다.

아스라이 산모롱이 햇살 돋아오면

도란도란 꽃피우던

시집살이 옛 이야기.

쑥향처럼 상긋한 어머님의 향기

더욱 그립다.

<시인 약력> 충북 청원 출생 / ‘문파문학’으로 등단 / 동남문학회·문파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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