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축구 대이변 이끈 ‘한국인 감독’

“괌의 여자대표팀과 17세이하 청소년대표팀이 더욱 높은 기량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006년 1월부터 한국축구 사상 첫 외국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재임중인 전 국가대표 김상훈(35) 괌 여자대표팀(FIFA 랭킹 81위) 감독은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현지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가 전지훈련 중인 괌 축구캠프에서 만난 김 감독은 지난 96년 울산 현대에 입단, 포항과 성남 일화를 거쳐 2005년까지 현역(K리그 212경기, 국가대표 A매치 15경기)으로 뛰며 한국 최고의 수비수로 국내 축구팬들에게 친숙하다.

그는 성남 일화를 끝으로 현역 선수에서 은퇴한 뒤 모교인 중동고·숭실대 등에서 코치직 제안이 들어왔지만 “최고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는게 꿈이다. 그래서 영어를 배울 수 있고 새로운 경험을 쌓고 싶었다”는 이유로 괌을 택했다.

그리고 적도의 나라에서 ‘한국인의 열정’을 선수들에게 심어주는 작업에 매진해 왔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해 10월11일 괌 청소년대표팀(16세 이하)을 이끌고 16만 인구의 괌에서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베이징에서 열린 괌-마카오의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청소년선수권대회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한 것이다.

FIFA 205개국 중 랭킹 꼴찌(공동 201위)인 괌 청소년대표팀이 FIFA 혹은 AFC 주관 대회에서 건국 이래 첫 승리를 따낸 것.

“괌 감독으로 올해 더욱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첫번째 목표며, 두번째로 선진축구를 더 많이 배우는 것”이라는 김 감독은 “기회가 온다면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시석 코치처럼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 세계 축구의 한 가운데서 지도자 수업을 받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괌=김신호기자 s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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