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지성-주영, 그대들의 발끝을 믿는다

(연합뉴스) 두 번의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오직 승리 만이 태극전사들의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는 길이다.

첫 출항부터 씁쓸한 패배로 삐걱거린 허정무호가 월드컵축구 7회 연속 본선진출을 향한 대항해를 시작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앙아시아의 복병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지난달 칠레 평가전에서 0-1로 패해 실망감을 안겨줬던 대표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3인방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설기현(풀럼)-이영표(토트넘)의 가세로 전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만큼 화끈한 공격 축구로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향한 첫 단추를 제대로 꿰겠다는 각오 뿐이다.

허정무호가 상대할 투르크메니스탄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8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의 팀으로 평가되지만 지난 1998년 12월2일 아시안게임을 통해 치른 첫 A매치에서 2-3 역전패를 당했던 쓰린 기억이 남아있다.

특히 당시 역전패는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처음 맛본 패배라서 이번 대결은 명예회복의 의미도 크다.

허정무 감독은 투르크메니스탄 격파의 선봉장으로 박주영(서울)을 공격의 최전방 꼭짓점으로 박지성과 설기현을 좌우 윙포워드로 배치하는 '4-3-3 전술'을 들고 나올 전망이다.

칠레 평가전에서 후반 31분 투입돼 스트라이커 감각을 되살린 박주영은 이후 이어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 소집훈련에서 원톱 공격수로 담금질을 받았다.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보다는 약해진 허정무호의 공격력을 되살리기 위한 왼쪽 윙 포워드로 나서 설기현과 함께 투르크메니스탄의 양쪽 허리를 무차별 사냥할 태세다.

맨유에서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동료와 긴밀한 호흡이 필요한 공격형 미드필더보다는 자신의 골 감각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윙 포워드가 적격이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계산이다.

중원의 지휘자 역할은 잉글랜드 진출을 확정한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이 맡고, '진공청소기' 김남일(빗셀 고베)이 조용형(제주)과 짝을 이뤄 '더블 볼란테'로 출격할 예정이다.

조용형의 경우 수비형 미드필더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포백(4-back)라인에 가세할 수도 있어 수비라인에 소금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칠레 평가전에서 맥없이 무너졌던 포백 라인은 이영표의 가세로 한층 짜임새와 무게감을 더했다.

이영표는 부동의 왼쪽 윙백으로 나서 오른쪽 윙백 오범석(포항)과 함께 그물수비와 더불어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스리톱의 공격력에 힘을 보태게 된다.

긴밀한 호흡이 필요한 중앙 수비는 '강철 체력' 강민수(전북)와 칠레전 풀타임 출전으로 허정무 감독의 신임을 얻은 곽태휘(전남)가 맡을 전망이다.

김병지(서울)의 전력이탈로 공백이 생긴 주전 골키퍼 자리는 군사훈련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진 김용대(광주) 대신 칠레전에 투입됐던 정성룡(포항)이 나설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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