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쿼이아국립공원에 있는 자이언트세쿼이아라고 한다. 높이 약 83m, 둘레 24m, 무게가 약 2천t 정도로 나이는 약 3천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이 기록을 뒤집는 나무의 기록이 외신에 보도됐다. 역시 캘리포니아 비숍 근처 화이트마운틴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히코리나무의 나이는 무려 4천700년이다. 이 나무는 나이가 많아 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에서 가장 오래 살았다는 므두셀라(Methuselah·노아의 할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므두셀라 나무’라고 불린다.
우리나라엔 경기도 양평군 용문사 은행나무가 가장 오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수령 약 1천100년, 높이 62m의 이 나무는 가슴둘레(땅에서 1.2m 높이 지점의 둘레)가 14m나 돼 동양에서 제일 크고 오래된 나무로 기록됐다. 강원도 영월읍 하송리 은행나무도 1천년 이상됐고 원주시 문막 반계리 은행나무 또한 1천년 이상을 살아있는 나무다.
소나무 중에선 속리산의 정이품 소나무가 600년 이상을 살고 있어 가장 오래된 소나무로 전해지고, 이와 비슷한 소나무로 괴산군 청천면의 소나무와 경북 예천의 석송령 소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덩굴나무 중에선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 있는 등나무가 900년생으로 가장 오래 된 나무다. 그 뒤를 이어 창덕궁 비원의 북쪽에 있는 다래나무가 600년생이다. 안동 와룡면의 뚝향나무도 600년이 됐다고 한다. 경기도 양주군 남면의 느티나무는 850년 이상을 살고 있고 안동 녹전면 느티나무는 700년 이상 마을을 지키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소망은 병들지 않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지만 쉽진 않다. 나이 100세를 넘긴 사람이 있다면 뉴스거리가 된다. 의료 기술이 발전해 70~80세의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만,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이 지구상의 나무들 중 일부는 우리 인간의 삶을 뛰어 넘는 아주 위대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동물과 달리 위험이 닥쳐도 도망을 가거나 숨어버릴 수도 없지만 수백년 또는 천년 이상을 살아간다. 생각해보건대 나무들의 장수비결은 욕심이 없기 때문일 것 같다. 더울 때 그늘을 만들어 주고 눈비 올 때 가지와 잎으로 막아주며 자연에 순응하기 때문이겠다. 그래서 나무처럼 살고 싶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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