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예비후보

국회의원 하겠다는 사람들이 왜 그리 많은지, 요즘 예비후보가 사태가 나다시피한다. 별의별 인간들이 다 나서 가히 ‘인간장터’ 같다. 국회의원에 나설만한 사람보단 같잖은 사람들이 더 많다. 분수를 모르는 것이다.

18일 현재 경기도선관위에 따르면 관할 선관위에 등록한 도내 예비후보가 425명이다. 전국의 2천32명에 비해 무려 21%를 차지한다.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인구가 많은 탓도 있지만, 그보단 정치 지망생이 많은 탓이다. 예비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오는 3월24일까진 아직도 많이 남았다. 예비후보는 또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들의 직업중에 ‘정당인’이라고 한 것은 가관이다. 뭘 해서 먹고 사느냐는 것이 직업이다. ‘정당인’ 노릇을 해선 먹고 살 수가 없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면접에서 ‘정당인’이라고 쓴 사람들더러 “생업이 뭣이냐”고 물었던 것으로 전한다.

“귀찮은 문자 메시지가 부쩍 늘어 성질난다”는 사람들이 많다. 휴대전화가 울려서 보면 으레 생판 모른 사람들이거나, 이름은 알아도 친면이 없는 사람들의 발신 투성이라는 것이다. 그 잘난 예비후보들이 마구 쏘아대는 문자 메시지를 그때마다 일일이 끄기가 귀찮을 정도라고 한다. 환심 사기위해 띄우는 문자 메시지로 되레 욕 얻어먹기가 예사인 것 같다.

예비후보가 많긴해도 그 사람들이 총선에 다 출마하는 것은 아니다. 정작 본선 등록은 안 할 사람들도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덴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선거꾼들도 있고, 차기나 지방의원을 염두에 둔 매명주의자 등이 있는 것이다. 예비후보 등록에 돈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간단히 서면 등록만 하면 사무소를 차리고 명함 배부 등 웬만한 선거운동을 할 수가 있다. 기성 정치인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정치 신인들을 위해 선거일 120일 전부터 등록이 가능한 것이 예비후보 제도다.

이렇긴 해도 정치 신인만이 아니고 기성 정치인들도 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는 것은 소정의 선거운동이 미리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18대 4·9 총선은 사실상 벌써 시작됐다. 유권자들은 예비후보가 만나자는 것에 조심해야 된다. 무심코 밥 한끼라도 얻어먹다가는 큰 코 다칠 수가 있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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