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이래의 역대 대통령들 중 이승만은 자유당 독재, (윤보선은 내각책임제 대통령) 박정희는 유신독재, (최규하는 과도기 대통령), 전두환·노태우는 신군부 쿠데타, 김영삼은 IMF 파동, 김대중은 사회분열, 노무현은 경제파탄을 가져왔다.
그러나 부정적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긍정적 면도 있다. 이승만은 건국 및 6·25한국전쟁으로부터의 국가수호, 박정희는 경제부흥의 산업화, 전두환은 올림픽 및 아시아경기대회유치 그리고 물가안정, 노태우는 사회안정, 김영삼은 민주화, 김대중은 대북관계 개선, 노무현은 권위주의 타파 등을 우선 각기 꼽을 수가 있다.
말년이 순탄치 않은 대통령도 있다. 이승만은 하와이 망명, 박정희는 저격에 의한 타계, 전두환·노태우는 영어의 몸이 되기도 했다. 대통령을 지낸 역대 대통령 아홉 분 가운데 타계한 이가 네 분이고 생존한 이는 다섯 분이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인색하다. 그들의 공과에서 공(功)보단 과(過)를 더 따져 나쁘게만 평가하기 일쑤다. 잘못한 것을 물론 잘했다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잘한것도 잘못한 것에 뒤섞어 제대로 평가하기를 거부한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이런 일이 있다. 1956년 자유당 정권때 신익희는 야당후보로 폭풍같은 민심의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지방 유세차 떠난 호남선 열차에서 돌연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어 1960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역시 야당의 조병옥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쾌유를 확신하고 미국에서 치료를 받은 신병이 갑자기 악화되어 사망했다. 사람의 힘으로는 차마 이럴 수 없다. 선거에서 추모표가 쏟아져 나왔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것도 국운을 시험하기 위한 하늘의 뜻이었는 지 모른다.
어쨌든 역대 대통령은 우리의 지도자들이다. 지도자를 부정하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다. 살아온 과거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잘못한 것은 잘못한대로 잘한것은 잘한대로 평가, 전직 대통령으로 존중하는 것이 국민의 자긍심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 25일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연설 도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지난 5년간 노고가 많은 노무현 대통령께 격려의 박수를 보냅시다”며 예우하는 모습은 보기가 좋았다. 이에 일어나 미소로 화답하는 전직 대통령도 보기 좋았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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