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들 사기진작책 시급하다

이승환 <제2사회부/고양> webmaster@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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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은 바 책음을 다하기 위해 어둠이 깔린 새벽에 혼자 외롭게 불을 끄려고 나갔던 님의 살신성인하는 행동이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구했습니다.” 지난달 28일 나홀로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故 조동환 소방위(46) 영결식장에서 동료 홍선경 소방교가 읽은 추도사 중 한구절이다. 일순간 영결식에 참석한 내빈과 동료들이 흐느끼는 소리가 영결식장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더욱이 끝내 울음을 참았던 미망인과 어린 두남매가 아빠와 남편을 그리는 서글픈 통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올들어 소방공무원들의 순직이 이어지고 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묵묵히 시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경기도가 소방공무원들의 청렴도가 도내 기관들 가운데 가장 낮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소방공무원들은 사기가 많이 저해됐던 게 현실이다.

이같은 저간의 사정 때문이었을까. 영결식장의 소방공무원들은 더 풀이 죽고 움추러 들며 슬픔 속에 빠져 드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고 조 소방위는 떨어진 사기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맡은 책임을 다했다. 펌프가 운전자였기에 동료들이 도착하기 전 불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됐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묵묵히 새벽이나 밤 책무를 다하는 소방관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현장에서 죽음과 맞닥 뜨리며 화재 진화에 나서는 소방관들의 사기를 더 떨어뜨리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책망 보다 소방관들이 더욱 솔선수범해 열심히 소임을 다할 수 있는 사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의 사기가 떨어지면 결국 그 피해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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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 환 <제2사회부 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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