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랑포럼

하늘은 춘색이 완연하고 대지는 봄기운이 움트며 겨울잠을 깬다. 음력 정월 그믐, 지난 7일 수원 만석공원 야외음악당 건너편 광장이다. 노인위한 한마당 잔치가 진하게 펼쳐졌다.

실버국악단, 정년을 마친 교육자들로 구성된 국악단이다. 신바람난 지신밟기 농악이 한바탕 질펀하게 울려퍼졌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의 협조로 봉사에 나선 공연이다. 주부들 출연도 있었다. 흥취 만발한 난타공연, 멋들어진 발리댄스가 분위기를 돋우웠다. 이들 두 주부팀은 수원문화원 문화생 출신의 전속 아마추어 팀이다. 역시 수원문화원 협조로 나온 자원봉사다.

점심은 별미다. 오곡찰밥에 곰취나물, 고사리나물, 버섯볶음은 찰떡궁합의 반찬, 여기에 도토리묵, 싱싱한 겉절이, 김, 돼지고기찌개 등에 백설기가 밥상을 풍요하게 채웠다. 이어 벌어진 윷놀이, 재기차기, 오자미놀이 등은 홍삼, 꿀, 마늘즙 같은 푸짐한 실속 상품으로 열기를 뿜었다. 막걸리통에 오징어숙회 등 안주 또한 넉넉했다. 저마다 가수 솜씨인 노래자랑도 있었다.

앞서 개회식에선 주최측의 이런 멘트가 있었다. “어르신들은 지난 세월 한 가정에서, 사회에서 열심히 살았던 분들로 그같은 노력이 있어 우리나라가 지금 이만큼 산다”고 했다. 눈시울을 붉히는 할아버지, 돌아서서 눈물을 훔쳐내는 할머니들이 계셨다.

처음 시작 무렵엔 70여명이던 노인분들이 시간이 가면서 늘어 250여명에 이르렀다. 고희(古稀)나 희수(喜壽)의 합동잔치를 방불케 했다. 파할 무렵에는 각기 선물도 전해졌다.

이 행사는 ‘2008 노인위안추억만들기’다. 수원사랑포럼 지역사회봉사특위 홀몸노인후원분과가 본부 지원으로 주최했다.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음식장만 하는 주방 불이 전날밤 11시까지 켜져있더라”는 게 인근 사람들 얘기다. 100% 자급자족이다. 행사에 외부 협찬은 딱 한 군데 뿐, 중소기업은행 동수원지점에서 고맙게 베지밀 240개를 보내주었다는 주최측 말이다. 수원사랑포럼은 지난해 11월 발족한 수원 최대 규모의 순수 지역사회봉사 민간단체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접어든다. 노인을 불행하게 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못된다. 건강한 가정도 아니다. 노인 분야의 봉사사업은 이래서 중요하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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