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미(美)

고대 그리스사회는 인간의 몸을 아름답게 인식했다.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의 몸도 그러했다. 고대 후기 올림픽을 알몸경기로 했던 게 그같은 사례다. 알몸 경기는 BC 720년 올림픽 달리기에서 오르십포스라는 선수가 달리다가 아랫도리에 감은 천이 풀린 채 뛴데서 시작됐다. 후세에 플라톤은 알몸경기를 “가장 인간적”이라고 평했다. 당시 올림픽 선수는 남성만 출전했고 여성은 관람이 금지됐다.

남성의 몸도 아름답게 여겼지만 여성의 몸은 특히 더 했다. 여성의 육체미는 곧 선(善)으로 평가했다. 아름다운 여인은 죄를 지어도 풀려났다. BC 4세기 중엽 신을 모독한 죄로 기소된 창녀 프류네를 법정은 심리과정에서 노출된 그녀의 눈부신 몸매를 보고 “이토록 아름다운 육체의 소유자에겐 죄가 있을 수 없다”며 방면했다.

1820년 4월8일 에게해의 한 작은 섬에서 농부가 밭을 갈다가 발견된 대리석 나신 조각이 유명한 밀로의 비너스다. 비록 두 팔이 떨어져 나갔으나 풍만한 가슴의 기복과 함께 상체를 왼쪽으로 비튼 높이 2m의 나신 조각상은 관능미가 생동적이다. 마침 섬 연안을 항해하던 프랑스 해군 함정이 이를 입수, 루이 18세에 헌납해 오늘날 루브르 박물관에 전해지게 됐다. BC 2세기경 그리스 말기 작품으로 알려져 당시 그리스인들이 여성의 관능적 아름다움을 얼마나 탐미했는가를 짐작케 한다.

나부(裸婦)는 서양 미술에서 역시 중요한 장르의 한 부분이 되어 현대에 이르렀다. 르누아르(1841~1919)는 인상주의 영향을 받은 거장으로 특히 ‘햇빛속의 나부’등 누드 작품은 걸작으로 꼽힌다. 섬세한 화풍에 윤택이 감도는 그의 나부 그림은 ‘빛나도록 풍만하다’는 것이 정평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여성의 미를 죄악시하기도 한다. ‘여성의 얼굴은 모든 타락의 근원이다’란 것은 탈레반의 논리다. 이슬람 율법에 따른 정통 이슬람주의 지향을 주장하는 탈레반은 지난 집권기간(1996~2001) 아프간 여성은 몸이 아파도 남자 의사에겐 진료를 받지 못하게 금하는 등 여성 인권을 억압했다.

그러나 여성의 아름다움은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다. 미의 관점은 여러가지지만 가슴은 그중 한 포인트다. 일본 법정에서 큰 가슴 때문에 무죄 판결을 받은 여성이 있다. 30대의 이 여성은 어느 누구의 집 문을 발로 부순 틈으로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는데, 재연한 결과 폭 24㎝의 문틈으로 들어가기엔 가슴이 커 불가한 걸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봄이 짙으면 여성의 옷이 엷어진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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