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루터가 면죄부 판매 등 교계(敎界)의 부패상을 고발하는 ’95개조의 고백’을 위덴베르크 교회 대문에 내걸며 종교개혁을 주창한 것은 1516년이다. ‘기독교의 핵심 진리엔 외면, 세속적 권력과 부정부패에 물들었다’고 질타했다.
결국 1521년 교황 레오 10세는 루터를 이단자로 규정, 사제직을 박탈하여 파문했다. 기독교의 대중화를 위해 히브리어 성서를 처음 독일어로 번역, 자국 국민이 읽게 만든 것은 파문당한 이듬해 시작해 수년간에 걸친 노력의 소산이다.
그는 인간해방을 종교개혁의 신념으로 삼았다. 종교적 해석의 작위적 권위로부터 벗어나, 기독교 정신을 인간의 자연적 이해로 해석하고자 했다. “술과 여자와 노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일생동안 바보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방탕을 용인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같은 비인간적인 사람은 신(神)을 사랑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역시 교황청에 의해 핍박받은 사람이다. 이탈리아 천문학자인 그가 지동설(地動說)을 주장, 1633년 체포되어 종교재판에 회부됐다. 법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포기할 것을 강요받아 할 수 없이 천동설(天動說)을 시인했다. 한동안 로마 감옥에 유폐됐다가 나왔다. “그래도 지구는 움직인다”고 한 것은 유폐됐다가 나오면서 한 말이다.
주목되는 외신보도가 있다. 로마 교황청 베네딕트 16세에 의해 마르틴 루터의 복권과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동상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는 여름철 연례 세미나에서 루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토론을 갖는다. 종교개혁을 기독교의 분열로 보던 것을 부패 척결로 본다는 것이다. 또 갈릴레오 갈릴레이 동상은 다른 곳도 아닌 바로 바티칸에 세우기로해 마르틴 루터의 복권 추진과 더불어 격세지감을 갖게한다.
교황청의 이같은 추진은 가톨릭과 개신교 간의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는 11월엔 이슬람교 지도자들과 회동도 가질 것이라고 한다.
교황청은 대신 ‘세계화시대의 신(新) 7대죄악’을 제시했다. 환경파괴·반윤리적 과학실험·유전자 조작·마약거래·과다축재·낙태·소아 성애(性愛) 등이다.
로마 교황청의 변화는 극단적 보수 강경의 이미지 쇄신이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임양은 주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